교육>칼럼>한자인문학, 이천관세 이귀혁세 (以賤觀世 以貴革世) | 교육
관리자 | 조회 2138 | 2019-06-21 19:26
천함으로 世上을 보고, 귀함으로 世上을 개혁하라.
순(舜)임금의 아버지는 완고하고 어머니는 계모로 모질었다. 아버지를 사
람들이 고수(瞽叟)라 불렀으며, 이복동생 象(상)이 있었는데 , 오만하고 방자하며 매우 게을렀다. 순은 그 동생을 부드럽게 유도하여 대하였으며 또한 아버지를 잘 섬겨 효도를 다하였다.
어머니가 상(象)만을 아끼고 순을 미워하였지만, 순은 오히려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조금도 부모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실이 사악(四嶽)에게 알려져 요임금에게 천거되었으며, 이에 요임금은 두 딸을 순의 아내로 보내어 순의 집안을 살펴보게 하였다.
두 딸은 천자의 딸이라고 교만하거나 사치하지 않고, 가족들을 공경하고 검소하며 겸손하여 가화(家和)를 위해 부덕(婦德)을 다하였다. 부모가 순을 여러 차례 죽이고자 했으나, 오히려 원망하지 않고 농장에 나가서 하늘을 쳐다보고 부모를 부르며 소리내어 울부짖었다. 해를 입어도 부모를 끊임없이 사모하며, 상(象)을 원망하지 않고 우애를 돈독히 했다 .
천자의 후계자로 지목된 순은 요임금으로 부터 천자의 자리를 물려받아 천자가 되었다. 요임금의 딸이었던 언니 아황은 왕후가 되고 동생인 여영은 왕비가 되었다. 그리고 아우인 상을 유비(有庳) 땅에 봉하여 제후로 삼고, 아버지 고수를 섬기기를 처음처럼 하였다.
천하에서는 왕후와 왕비의 총명하며 정숙하고 어진 것을 칭송하였다. 순임금은 제후를 살펴보기 위해 순방에 나섰다가, 창오(蒼梧)에서 세상을 떠나니 그의 호를 중화(重華)라고 하였다. 두 부인(婦人)은 장강(長江)과 상수(湘水) 사이에서 세상을 떠나자, 세간에서는 그들을 상군(湘君)이라 말했다.
순(舜)임금은 이렇게 천(賤)한 신분으로 민초의 지난(至難)하고 곤궁(困窮)한 삶을 살면서 세속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도리와 인사를 한치 허술하지 않았으니 귀(貴)해져서 천하를 소유하고 치세(治世)를 이루니 만고(萬古)에 성군(聖君)이다. 先賤後貴(선천후귀)는 바로 성인(聖人)의 출세(出世) 길이다.
글 然由 최 진 식 (동방문화진흥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