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진로코칭 2 | 교육
관리자 | 조회 2636 | 2015-03-20 13:36
지난 2월 첫 회에 진로를 찾아가기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목록으로 주욱 적어내려가 보시길 권했다. ‘어떻게 잘 써지던 가요?’라고 물어보면 반응들이 가지각색이다. 대체로 ‘어려웠다’ 또는 ‘이상하게 생각보다 잘 못 쓰겠더라’는 반응들이 있고, 반대로 ‘쓰다보니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게 되어 새로웠다’는 말도 듣게 된다.
잘하는 것을 적기가 힘들었다는 사람들을 위해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잘하는 것은 일이나 공부, 놀이를 하다보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작 본인은 인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종합적이고 다면적으로 나를 파악하기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재능인터뷰’라는 이름으로 나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낸다. 나를 잘 아는 주위사람들(친구, 부모님, 선생님 등)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건 무엇인가요?’ 라고.
내가 주관적으로 적어본 목록내용과 재능인터뷰 내용을 모두 합쳐 펼쳐놓고 이젠 그 속에서 ‘속성’들을 찾아내고 ‘공통분모’들을 찾는 것이 이번 시간에 할 일이다. 그 공통속성들에 기초하여 어떤 일이나 업무분야가 나에게 맞을지 추천직업을 선정해보면 직업정보탐색의 폭을 좁힐 수 있다.
공통속성은 “깊이 들여다 보기”를 시도해야 잘 발견할 수 있다. 이때는 누군가가 인터뷰 하는 것처럼, 이것저것 물어봐 주면 좋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앉아 할 수 있는 최고의 힐링법, ‘대화’로 말이다.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 내가 나에게 질문하면 된다.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되는 방법은 늘 있게 마련이다.
다음과 같은 여러 질문을 통해 표현되어진 글자들의 표면이 아닌 ‘속성’들을 찾기 위한 노력을 조금 더 기울이면 좋다.
이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재미있게 본 영화의 장르는 어떤 것인지?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은 어떠했는데 어떻게 잘 한다는 걸 알았는지?
그것을 해내게 된 것은 나의 어떤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혼자 할 때가 더 좋은지 같이 할 때가 더 좋은지?
하지만, 학생들이 적어놓은 내용을 보면 조금 난감할 것이다. 왜냐하면 학생 대다수는 지금 당장의 흥미거리인 게임과 화장품 얘기가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남학생의 경우에는 게임, 핸드폰, 운동 등을 좋아한다에 쓰는 것은 거의 단골옵션이고, 여학생의 경우엔 옷 코디하기, 아이쇼핑하기, 화장품 골라주기, 맛집 찾아다니기 등등 공부나 직업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답변들이 수두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에도 실망하지 말자, 내 아이만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바로 이때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술술 꺼낼 수 있도록 깊이 들어가는 질문이 필요하다. ‘게임도 종류가 많잖아? 어떤 장르의 게임을 즐기니? 롤(리그오브레전드)같은 AOS게임(실시간전략 액션게임류)인지?, 레이싱게임인지? 머리 쓰는 퍼즐게임인지?’
스포츠의 경우 맨몸을 직접 쓰는 격투운동인지? 공을 이용하는 구기종목인지? 축구를 즐긴다는 친구에겐 주로 어떤 역할을 맡는지 수비수인지 공격수인지, 실제로 운동장에서 뛰는 운동의 기회가 있고 컴퓨터게임의 기회가 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등, 조금이라도 속성을 찾아낼 수 있을 만한 것들을 계속해서 물어보면 된다.
만약 적은 내용이 너무 적어서 도출해 낼 만한 것이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 경우는 학생의 경험이 너무 적어서 또는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해서 일 수 있는데, 그럴때는 반대의 경우를 적어보라고 한다. 반대로 싫어하는 것, 못하는 것을 적어보라고 하면 의외로 좋아하고 잘하는 것보다 더 잘 적는 경우도 있다. ‘으~ 책 보는 건 완전 싫어요.’ 그러면서 말이다. 그럼 ‘가만히 앉아서 하는 활동이 싫은 거니?’라고 물어보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져 나올 것이다. 그 싫어하는 속성들의 반대를 좋아하거나 경험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동기부여 하면 된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방법이지만, 한 사람을 어떻게 객관적인 검사결과 지표로만 판단할 수 있겠는가? 진로코칭이 진로컨설팅이 아닌 코칭인 이유는 성찰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사이에 생각하느라 뇌가 번뜩이고 ‘아하 그래서 그렇구나’라고 하는 자기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행진코칭연구소장 오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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