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취재>남해 일박이일 여행기 1 | 문화
관리자 | 조회 1657 | 2020-08-20 19:59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최고의 여름 휴양지 남해
사진 이상희 기자
올여름 휴가지를 놓고 부산과 남해중에서 고민하다가 여행 채널에서 봤던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눈길 닿는 곳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남해로 일박이일 여정을 꾸려 떠났다. 남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하얀색 담과 대비된 빨간색 지붕의 예쁜 집들이 모여있는 동화 속 마을 같은 독일마을이다. 그래서 독일마을과 원예 예술촌 등 주요 관광지가 밀집되어 있는 곳에 숙소를 예약했다. 숙소에서 주변 관광지까지 거리가 대략 15분 안팎으로 이동 시간이 적고 숙소 주변 경관도 아름다운 곳이다.
남해에 도착하니 정오가 지난 한낮이다. 점심은 독일마을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수제버거로 유명한 버거봉에서 먹었다. 매장이 협소한 편인데도 탁트인 전경이 시원스레 펼져져 있어서 전혀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신선한 야채와 한우패티를 사용해서 그런지 평소 정크푸드라는 선입견 때문에 잘 먹지 않았던 햄거버에서 건강한 맛이 느껴진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여서 한 낮의 폭염을 피하여 낮에는 주로 실내 전시관 위주로 관람을 하고, 해변 산책이나 주변 관광지 방문은 일몰 후에 하기로 일정을 짰다. 첫 방문지는 남해의 트레이드 마크인 독일마을. 독일마을은 파독 광부, 간호사들이 귀국 후 하나 둘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루어진 마을이이다. 파독 전시관에는 힘들었던 1960년대에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떠난 우리나라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전시되어 있다.
부모 형제와 고향산천을 뒤로하고 머나먼 이국땅에 가서 광부와 간호사로 외화를 벌이를 하는 힘든 시간들을 영상으로 보면서 가슴 한 켠이 아릿해 왔다. 이제 백발이 되어 고국에 돌아온 그분들이 아름다운 남해에 터를 잡고 남은 여생을 고국의 품에서 편히 지내실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독일마을에서는 독일식 맥주와 소시지를 즐길 수 있다. 독일은 음식보다 맥주가 훨씬 유명한데 매 년 한 번씩은 독일마을에서 맥주 축제가 열린다. 평소에 술을 입에 대지 않지만 독일 마을에 온 기념으로 소시지와 사우어크라우트를 안주 삼아 시원한 맥주도 한잔 마셨다. 사우어크라우트는 독일의 김치 같은 음식인데 구수한 향과 부드러운 거품이 이는 맥주와 궁합이 잘 맞았다.
독일마을 방문 후 오 분 거리에 있는 남해 원예 예술촌을 방문했다. 정성껏 가꾼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는 조용한 정원의 나무 그늘에 앉아서 쉬고 있으니 저절로 심신이 정화되고 힐링된다. 내친김에 근처의 다랭이 마을까지 둘러볼 욕심을 내었으나 내일을 위해 남겨둔 채 이른 저녁을 먹고 일몰 구경도 할 겸 송정 솔바람 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해질 녁 남해 바다는 무척이나 고요하고 평온했다. 파도가 거의 치지 않는 해변 풍경에 더할 나위 없이 마음이 편안해진다. 백사장에 앉아서 한참을 말없이 앉아서 부드러운 석양빛에 붉게 물들어가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한참을 무아지경에 빠져 앉아 있었다.
여행지에 가면 언제나 유명한 관광지들을 한 군데라도 더 가 볼 욕심에 무리한 일정을 잡고 시간에 쫓겨 움직이곤 했는데 갈수록 조금은 천천히 움직이며 한 곳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는 느림보 여행을 점점 선호하게 된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