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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1507 | 2020-09-12 17:00
수확의 계절을 앞두고
가을이 시작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가을다운 가을을 맞이할 수 없어도 가을은 온다. 곡식들은 여름 내내 장마 때문에 제대로 햇볕을 받지 못했어도 성장을 멈추거나 게으름 피우지 않았다. 이제 곧 익은 곡식들을 내놓을 것이다.
곡식들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비바람이 불고 태풍이 몰아쳐도 곡식들은 일을 멈추지 않는다. 가을이 오면 내놓을 열매들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 다만 날씨가 좋아서 해가 잘 비칠 때는 일을 왕성하게 하고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일을 적게 할 뿐이다. 결코 쉬지는 않는다.
이 시점에서 우리 자녀들을 한 번 생각해 보자. 마치 여름 장마에 곡식들이 고생하듯 코로나 때문에 자녀들이 고생을 하였다. 장마구름에 덮이듯 집안에 갇혀 꼼짝을 못하였다. 학교에 가도 마음대로 뛰어놀거나 돌아다니지도 못하였다. 급식소에 가서도 친구 얼굴을 보며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뚝뚝 떨어져서 벽을 보며 밥을 먹었다.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장마처럼 기약도 없는 홀로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여름 가고 가을이 오듯이 자녀들에게도 세월은 간다. 배운 게 별로 없어도 1학기가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다. 얼마 안 있어 한 학년이 올라갈 것이다. 누구에게나 세월은 간다. 그리고 수확의 열매를 내놓아야 한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그냥 이어지면 되는 것이 아니다. 열매를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라면 의미가 없다. 오늘은 어제보다 무언가 달라지는 게 있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생활을 시작할 때 ‘오늘은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 보게 하자. 1분이면 된다. 하루 생활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은 무엇을 했는가?’ 생각해 보게 하자. 이것도 1분이면 된다. 그리고 어제보다 무엇을 더 했는가도 생각해 보게 하자. 수확의 때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가능하다면 자녀들을 데리고 가을 들판에 가서 수확을 준비하고 있는 곡식들을 바라보게 하자. 그리고 때가 되면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자. 때가 되면 수확할 열매를 내놓아야 하는 것은 곡식이나 사람이나 똑같다.
글 이용만 (동화작가, 전북문협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