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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1381 | 2021-01-03 22:52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2021년 새해가 밝았다. 2020년은 지구 종말을 다룬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2020년’에서처럼 지구의 대폭발로 인한 종말이 오지는 않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햇던 전염병으로 인한 전 지구적인 팬데믹으로 종말론적 위기감을 피부로 느끼는 한 해였다.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이며 이 세계가 얼마나 불안정한 곳인지 새삼 깨닫고,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새 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숙연하다. 거창한 계획이나 들뜬 희망보다는 ‘오늘 지구의 종말이 온다할 지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어느 철학자의 독백을 떠올리며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최선임을 생각한다.
2021년에는 무너진 일상이 다시 회복되어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공통적인 새해 희망이 아닐까 싶다. 이해인 수녀님의 ‘새 해 약속은 이렇게’라는 시가 불안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평안으로 다가온다.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이해인(수녀)
또 한해를 맞이하는 희망으로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시작될 것입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안팎으로 힘든일이 많아
웃기 힘든 날들이지만
내가 먼저 웃을 수 있도록
웃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우울하고 시무룩한 표정을 한 이들에게도
환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도록
아침부터 밝은 마음 지니도록 애쓰겠습니다
때때로 성격과 견해 차이로
쉽게 친해지지 않는 이들에게
사소한 오해로 사이가 서먹해진 벗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 인사하렵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노력의 열매가 사랑이니까요
상대가 나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다가가서 해주는
겸손한 용기가 사랑임을 믿으니까요
차 한잔으로, 좋은 책으로, 대화로
내가 먼저 마음 문을 연다면
나를 피햇던 이들조차 벗이 될 것입니다.
습관적인 불평의 말이 나오려 할 땐
의식적으로 고마운 일부터 챙겨보는
성실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어주는
소중한 밑거름이니까요
감사는 나를 살게하는 힘
감사를 많이 할수록
행복도 커진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그동안 감사를 소홀히 했습니다
해 아래 사는 이의 기쁨으로
다시 새해를 맞으로 새롭게 다짐합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그러면 나의 삷은
평범하지만 진주처럼 영롱한
한 편의 시(詩)가 될것입니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