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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1165 | 2021-04-02 16:03
확실하다고 믿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
컵에 립스틱이 묻어있네요.” 깜짝 놀라서 살펴보니 분홍색의 입술 자국이 컵 입구에 남아있었다. “에고 죄송합니다.” 즉시 컵을 회수하고 다른 컵을 이용하여 차를 대접했다. 순간 당황했지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 저에게 유익한 교훈을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깨달음을 주셨으니 사부님입니다. 절 받으세요” “아니 그러지 마세요” 하면서 한담을 이어갔다.
사무실에 사용한 컵을 씻어서 보관하는 장소가 있다. 항상 씻은 후에 컵을 정리하기 때문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사용한 것인데 실수를 한 것이다. “확실하다고 믿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라는 말이 뇌리를 스쳐간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차를 대접할 때는 반드시 컵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한다.
인간이 저지르는 실수는 두 가지가 있다. 모르고 저지르는 실수와 잘 알지만 방심해서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이 중 방심의 결과로 초래하는 실수가 더 많다. 모르는 것, 생소한 것, 처음 해 보는 것에는 오히려 실수가 적다. 물어보고, 찾아보기 때문에 큰 실수나 오차가 적다. 하지만 잘 아는 일을 대했을 때 인간의 집중력과 관심은 줄어든다.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혹은 관습적으로 일을 처리하면서 실수가 나타난다. 자동차 사고를 살펴보면 대형사고는 숙달되었다고 생각하는 경력자들이 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나친 자신감으로 무리하게 속도를 낸다거나 추월을 하다가 사고가 나는 것이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하지만 실수를 줄이는 것은 직장인이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이다. 실수의 시작은 아주 사소한 것, 부주의에서 출발한다. “다 해 본 일 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실수가 시작된다. 지시 내용과 방향을 정확하게 확인할 때까지는 독단적인 판단으로 일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일의 진행 사항은 항상 메모를 남기고 기록해야 한다. 자주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초보 시절처럼 아주 간단한 지시도 끝까지 경청하고 메모하고 확인하고 다시 물어보고 조언을 요청해야 한다.
인생이란 계속 실수하고 배우고 깨닫는 과정이 아닐까? 앞으로는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한 번 더 의심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유지해야겠다. 틀림없이 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 신영복의 시 <처음처럼> 중에서
글 기동환(핵심인재평생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