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낮잠을 잔 사람들이 패턴인식과제를 더 잘 수행한다.

“시에스타”를 아시나요?

시에스타는 지중해 연안 및 라틴아메리가 와 같은 더운 지역에 있는 나라들에 있었던 낮잠시간을 말한다. 무더운 날씨에 태양빛이 내리쬐는 한낮에는 야외에서 노동이나 활동을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여 낮잠을 자는 문화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2006년 스페인 정부는 관공서에의 시에스타를 공식 폐지를 했고, 뒤이어 스페인의 기업들은 물론 상점들에서도 점차 시에스타를 폐지하게 되었다. 게으름을 조장한다는 비판과 더불어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시간에 낮잠을 자게 되면서 막대한 경제적인 피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낮잠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일간지 워싱터포스트지가 코로나 19대유행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근무 형태가 재택근무로 바뀌면서 낮잠 습관을 갖게 된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일부 시민단체들은 시에스타야 말로 진정한 정신적 웰빙이라며 시에스타 폐지론을 반대하고 있다. 낮잠은 부족한 수면을 짧은 낮잠으로 보충하여 원기를 회복하고 지적 정신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네이처뷰로사이너스'는 낮잠을 자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학습과 기억능력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2007년 프랑스 정부에서는 직장에서의 낮잠을 적극 권장하고 나섰다. 과하지 않은 낮잠은 업무와 학습의 효율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킨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20~30% 가 졸음은전 때문이라는 통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오히려 낮잠을 권장을 하게 되었다.

낮잠의 효과로는 첫째 집중력 향상을 꼽을 수 있다.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낮잠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한 한 실험에서 한 그룹에는 오후에 20분의 낮잠 시간을 주었고, 한 그룹에는 낮잠 대신 영상을 보게 했다. 낮잠을 잔 그룹은 다른 그룹과 비교했을 때에 충동적인 행동을 적게 보였고 주어진 업무에 더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일을 마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둘째 기억력과 창의력이 향상된다. 낮잠과 기억력의 상관성이 실험에서는 낮잠을 잔 그룹이 다른 그룹과 비교했을 때 집중력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기억력 인지 수치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낮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창의력과 관련되어 있는 우뇌가 활성화되어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외에도 낮잠으로 휴식을 취하면 피부 아래의 근육이 완화되면서 세포들이 건강해지고 빠르게 회복되어 노화 방지, 주름개선 등의 피부개선에 효과가 있다. 또한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뇌를 잠시 쉬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완화 시키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낮잠의 부작용은 일어날 때 금방 깨어나지 못하고 머리가 무겁고 멍한 상태가 얼마간 지속되는 것이다. 이는 낮잠을 너무 오래 자서 수면의 가장 깊은 단계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낮잠을 오래자면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시차를 겪는 것처럼 밤낮이 뒤바뀌어 24시간 생체주기가 흐트러져서 정상적인 신체리듬이 깨질 수 있다.

그렇다면 부작용 없이 낮잠의 이점을 취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너무 오래 자지 않는 것이다. 낮잠을 시도하기 전에 20분후로 알람을 설정하도록 한다. 20분이면 1~4단계로 이뤄진 수면단계 중 심장박동과 호흡을 가라앉히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2단계까지만 잠들 수 있다. 나사(미국항공우주국)연구결과 에서도 10~20분의 수면이 조종사의 정신을 맑게 해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자세다. 의자에 앉거나 책상에 엎드린 채 조는 것보다 이왕이면 바로 누워서 자는 것이 좋다. 안대와 귀마개를 이용해 빛과 소음을 차단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낮잠 후에 잠이 잘 깨지 않는다면 세수를 하거나 환한 빛을 보면 의식이 빨리 깨어날 수 있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