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길을 걷다가 만난 마음을 다스리는 글

남고사 입구에서 삼경사까지 지인과 동행했다. 하천을 따라 성벽처럼 돌을 쌓아올려 볼거리가 풍부하고 미관이 수려하다. 숲도 적당히 우거져서 햇볕을 직접 받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절을 둘러보고 반대편 길로 내려오는데 ‘전북 서각회’라는 간판이 보인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노크하고 들어가니 마당에서 나무를 다듬는 분이 반갑게 맞이한다.

실내에서 세 분이 작품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서 작품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고 차 대접도 받았다. 총 20여 명의 회원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1년에 두 차례 전시회도 개최한단다. 나무판에 글이나 그림을 새기기 때문에 작품이 친밀하게 느껴진다. 마음에 드는 좋은 글귀들이 벽에 걸려있어서 찰칵 찰칵 신나게 찍었다.

- 길 가다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이라지요. 밤새워 글 자락을 스치면 얼마나 큰 인연일까요.

- 잃었다 한들 본시 없었던 것, 얻었다 한들 원래 없었던 것.

- 산다는 것은 생활 속에 꿈을 조각하는 것이다.

-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꽃은 바로 당신입니다.

-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 마음을 비우는 것이 최상의 즐거움이다.

-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 그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터이니.

- 사랑하는 것은 결심이다.

- 정말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볼 수 없어. 마음으로만 볼 수 있어.

-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 행복이란 자신의 몸에 몇 방울 떨어뜨려 주면 다른 사람이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향수와 같다.

길 가다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인데 길 가다 글 자락을 스치면 얼마나 큰 인연인가? 산책길에서 우연히 생각을 키우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글귀를 만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

글 기 동 환(핵심인재평생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