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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1152 | 2021-08-05 11:04
여름밤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린 스펙터클한 스릴만점의 영화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을 개최하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 크게 알려지며 도약의 시기를 맞이한다. 주인공 한신성(김윤석)은 국제사회로 더 나아가기 위한 일환으로 UN가입이라는 중대 임무를 띄고 소말리아 대사로 파견된다. 수도 모가디슈에서 UN가입을 위해 소말리아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펼치던 중, 1990년12월 30일 22년동안 독재정치를 일삼던 바레 대통령에 대항하여 반정부 쿠데타가 일어난다.
이 사건으로 고립된 한신성과 대한민국 대사관 직원들은 공포에 떨며 고국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길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역시 같은 어려움에 봉착하여 식량마저 다 떨어진 북한 대사관 일행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남과 북 두 체제의 사람들이 함께 생존을 위해 함께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 속에 분단 민족의 현실이 새삼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서로 적대적인감정과 불신감이 팽배했지만 하룻밤을 같이 지내며 남측사람들의 무심한 듯한 세심한 배려에 어느새 마음의 벽이 무너지고 마음을 열게 된다. 서로 마음속에 진한 동족애를 느끼지만 서로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고 마지막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가슴 찡한 여운을 남긴다.
남과 북 사람들은 결국 함께 힘을 합쳐 이탈리아대사관으로 피신하기로 합의하고 탈출을 감행한다. 이탈리아대사관으로 가는 동안 길거리 카체이싱 장면은 전체 영화 장면 중에 가장 스릴 넘치는 장면이었다. 감성에 호소를 절제하고 생존과 탈출에만 포커스를 둔 채 두려움과 혼란이 교차하는 줄거리가 시종일관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영화 전반에 걸쳐 열 살 미만의 총을 든 어린 소년들의 모습이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그 어떤 잔인한 장면보다 더 잔인하게 느껴졌다. 소말리아 내전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더욱 생생하게 와 닿았고, 전쟁통속에 어린이와 여인들의 고통은 얼마나 끔직했을지 가히 짐작이 되는 장면이었다.
영화 모가디슈는 무더위를 싹 날려버릴 한 스펙터클한 장면과 서스펜스가 압권이다.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하여 제작한 영화답게 내전상황이 마치 실시간 뉴스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소말리아 내전 당시 모가디슈에 고립됐던 사람들이 총알이 빗발치는 거리를 생사를 걸고 탈출하는 장면들이 실감나게 그려졌다. 모로코 올로케로 촬영하여 이국적인 풍광과 내전에 휩싸인 살벌한 분위기와 작품의 줄거리가 잘 어우러져 당시 소말리아의 상황이 화면가득 생생하게 전달된다. 실화에 기반했기 때문에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