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교육>협상의 기술 | 교육
관리자 | 조회 1202 | 2021-08-13 12:37
인정하지 않고 공감하기
협상에서 각자의 주장이 아닌 '논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상대의 주장을 공감하며 듣는 것이다. 협상에서의 공감이란 상대가 요구하는 내용을 들어주겠다는 뜻의 '인정'이 아니다. 상대가 왜 그 말을 하고 그런 요구를 내세우는지를 '이해'한다는 뜻의 공감이다.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하는 피곤에 지쳐서 돌아온 남편에게 부인이 말한다. "여보, 우리 이번 주말에 강가에 나가 바람이나 쐬면 어떨까?" 솔직한 남편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그게 늦게까지 야근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할 소리야? 그렇잖아도 피곤해 죽겠는데, 못 가! 이 번 주말에도 출근해야 돼."
좋은 협상가인 남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서 답답하구나? 나도 주말에 바람을 쐬고 싶다. 그런데 어쩌지?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하는데..."
상대의 의견에 일단 '공감'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분위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달라진다.
협상 상대의 말에 공감해주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의 말을 반복하는 것이다. 백트래킹(Backtracking)이다. 상대가 “요즘 주문 물량이 많아 납품 일정을 당기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생산 일정이 촉박해 더 앞당기기가 어렵다는 말씀이시군요"라고 한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가격 인상이 필요합니다"라고 하면 "원자재 가격 인상 때문에 현재 가격으로 공급해 주시긴 어렵다는 말씀이네요"라고 대응하는 것이다. 공감이란 상대의 입장과 상황에 대해 '나 역시 그렇게 느낀다'라는 점을 표현하는 것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억지로 인정하지 말고 그저 공감하라. 이를 통해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이 대화법의 시작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정말 어려운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표현해야 한다. 그 수단이 바로 '말'이다. 특히 고객들과 직접 대화하는 사람일수록 공감하고 긍정하며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표현하지 않는 나의 진심을 결코 알아주지 않는다. 협상을 할 때 어떻게 말하느냐, 상대의 말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협상에서 말을 잘한다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공감의 화술이다.
글 기 동 환(핵심인재평생교육원 교수)
참고 : 협상은 감정이다 / 최철규, 김한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