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울창한 숲과 작은 폭포가 많아 사계절이 아름다운 곳

광복절 연휴에 광주에 갔다가 전주 오는 길에 장성 남창계곡에 들러 잠시 쉬었다. 남창계곡은 내장산 국립공원내에 있는 계곡으로 입암산(626m) 기슭에 있다. ‘산성골·운선동계곡·반석동계곡(새재계곡)·하곡동계곡·자하동계곡·내인골 등 6개의 골짜기로 이루어지며,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와 소(沼)가 자리잡고 있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100m쯤 오르다 보면 상왕봉과 사자봉에서 흐르는 물이 암벽을 넘어 2단으로 떨어지는 몽계폭포가 나온다. 등산로로 이어지는 은선골은 울창한 숲과 작은 폭포가 많아 여름철 피서지로 적당하다.’(두산백과)

내장산 기슭이라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단풍나무 숲길이 우거져 있어서 그냥 드라이브만 해도 힐링이 된다. 가을 단풍철에 오면 더 좋을 듯하다.

점심 먹을 만 한곳을 찾으러 국립공원 표지 입간판이 서있는 입구에서 한참을 올라가도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이라 배도 고프고 해서 맨 처음 나오는 식당으로 무조건 들어갔다. .

식당 뒤쪽으로 돌아가니 안쪽에 간이식당이 마련되어 있다. 널찍한 공간에 놓여진 평상에서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고, 아래쪽에 계곡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 온다.

비닐하우스모양으로 지어진 간이식당은 아래쪽을 개방해서 바깥풍경을 볼 수 있어 답답하지 않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온다. 무엇보다도 계곡으로 바로 통하니까 물놀이 하기에는 최적이다. 식당 앞으로는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뒤편으로는 병풍처럼 둘러선 산이 포근하게 감싸주어 배산임수(背山臨水)지형의 명당인 듯하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계곡쪽으로 내려가 보니 아이들이 튜브와 보트 같은 것을 타면서 재밌게 물놀이를 하고 있다. 커다란 바위로 계곡 물을 막아서 수영장을 만들어 놓았는데 수심이 얕아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다.

민물새우탕이나 쏘가리탕 같은 얼큰한 매운탕이 먹고 싶었는데 메뉴가 닭백숙하고 닭볶음탕 달랑 두 가지뿐이다. 30여분 이상 기다린 끝에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닭다리 사이즈가 큼지막한 것이 토종닭인가 보다. 질기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막상 먹어보니 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고 고소한 맛이 느껴져서 평소에 소화가 잘 안돼서 고기 많이 안 먹는데 평소보다 두 배정도 많이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었다 가려고 계곡으로 내려갔다. 계곡물을 막아놓은 바위를 징검다리 삼아 건너편 응달로 가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아이들 물놀이 하는 모양을 구경하면서 쉬었다.

물에서 올라와 주차장으로 나오는데 들어올 때는 보이지 않았던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큰 나무 그늘아래 차를 주차해 두었는데 나무 수형이 참 좋다. 하늘을 향해 곧게 쭉 자란데다 좌우로 풍성하게 뻗은 가지가 보기 좋게 대칭을 이루어 멋지다.

아늑하게 감싸주는 뒷산을 배경삼아 마당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옥수수밭 풍경도 그림같이 예쁘다. 아직 한 낮의 무더위는 여전하지만 공기가 습하지 않고 하늘도 청명한 가을색이다.

올라오던 길에 봐두었던 아래 쪽 계곡도 잠시 들렀다. 기대한 것만큼 수량이 많지 않아서 실망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북적거려 식당 쪽 계곡보다 휴양지 분위기가 더 난다. 식당을 통하지 않고 길에서 바로 내려 올 수 있고, 집에서 음식을 싸와서 먹으면서 놀 수 있는 곳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

계곡 주위에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는데 땅위까지 뻗어나와 무수히 밟히면서도 꿋꿋히게 살아가는 굵은 나무뿌리에서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전라남도 장성 남창계곡은 계곡이 길고 주변 경치도 좋아서 돈 안들이고 부담없이 와서 한 나절 쉬었다가기 좋은 곳이다. 가을 단풍들면 드라이브만 하러 다시 와야겠다.

글 .사진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