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팔노노(88.No.Know) : 5. 치매 | 의학
관리자 | 조회 3006 | 2015-04-24 13:55
외래나 병실에서 환자 어르신들이나 그 가족들을 접하다 보면 흔히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치매는 치료 방법이 없지요?”입니다. 요즘은 과거에 비해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퇴행성 질환인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이 늘어나 환자와 가족들에게 많은 사회적, 경제적 부담과 간병에 대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같이 의학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많아졌지만 치매 관련해서 찾아보면 심각한 이야기나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아 ‘치매는 불치의 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어르신들이나 보호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치매는 치료 방법이 없다..’ 과연 맞을까요?
치매는 단순 기억력 손상뿐 아니라 젊은 시절에는 아무런 문제없던 여러 인지 기능이 기억력과 함께 손상되며, 시간이 갈수록 그 손상은 점차 진행되어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인지 손상 증상으로 세수, 양치질, 대소변 가리기, 옷 갈아입기, 빨래, 청소, 요리, 돈 관리, 사회 활동 같은 일상생활 능력의 장애, 환청, 망상, 우울, 불면증 같은 행동증상의 심화, 판단 능력의 저하, 시간, 사람, 장소 인지에 문제가 생기는 시공간 능력 저하, 언어 능력 및 도구 사용 능력의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흔히 치매를 하나의 진단명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치매라는 용어는 이러한 기억력을 포함한 여러 인지 능력의 저하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지 진단명이 아니며 치매의 진단명은 치매 상태를 유발한 여러 원인 질환에 따라 결정됩니다(예: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등).
적어도 50여 가지 이상의 원인 질환이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가장 흔한 원인으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 루이병, 파킨슨병 등이 있으며, 그 다음으로 많은 혈관성 뇌질환 원인으로 다발성 뇌경색, 열공 경색 등이 있으며 약물 및 독소 원인으로 알콜, 물리적 뇌속상 원인으로 뇌 좌상 등이 있고, 그 외에도 감염성 질환, 두개강 내 종양, 염증 질환, 비타민 결핍 같은 영양 결핍, 정상압 수두증, 갑상선 저하와 같은 대사성 질환도 치매를 유발 할 수 있어 치매를 ‘유발한 원인’을 아는 것이 치매 치료 방향을 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유발 원인을 알기 위해 간, 신장 및 갑상선 상태를 반영하는 혈액 검사와 함께 뇌 MRI 또는 CT 촬영이 반드시 필요하며 필요한 경우 뇌파나 뇌척수액 검사를 치매 검사(MMSE, CDR, GDS, SNSB, CERAD-k, 하세가와 치매 척도검사 등)와 함께 실시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검사들은 치매로 진단된 환자에게는 치매 진단의 확실성을 입증하기 위해, 또한 치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치매가 아닌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검사들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전술한대로 치매 원인질환을 아는 것은 치료 방향을 정하는데 매우 중요한데 치매 환자의 10%는 원인 질환의 치료를 통해 완치 가능하며 30% 환자는 진행을 억제, 그리고 60% 환자에서는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치매 치료는 약물로 진행되지만 원인 질환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많은 수는 아니어도 치매는 치료 가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초 치매 진단 시 원인 확인을 위해 여러 검사를 반드시 함께 실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김도형원장(H요양병원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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