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법 칼럼 : 도서관에서 놀자 | 교육
관리자 | 조회 2756 | 2015-09-24 23:25
9월 도서관이 분주하다. 전국적으로 9월은 ‘독서의 달’로 선포하고 각 도서관에서 행사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내가 도서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린이 프로그램도 빠질 수 없다. ‘도서관 달인’으로 도서관에서 조별 미션 활동을 한다. 달인 체험을 통해 도서관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주제별 책도 찾아보면서 사회성을 맛보게 된다.
이 활동은 컴퓨터나 텔레비전에서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도서관에 간 사자」(미셸 누드슨 글, 케빈호크스 그림, 홍연미 옮김, 웅진주니어)를 보면서 실마리를 찾았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도서관보다 마당이나, 들판, 산이 더 어울린다. 그런 아이들한테 어쩐지 엄숙하고, 조용히 있어야 하는 도서관은 그다지 내키지 않는 공간일 수 있다. 도서관에는 친구하고 킬킬거리거나 괜히 신이 나서 몇 발자국 내달리기라도 하면 눈을 크게 뜨고 성큼 다가와 벌을 주거나 쫓아내는 어른들이 있다. 이래저래 도서관은 조심스럽다. 그래서 차라리 밖에 나가 노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을 것이다.
작가는 이런 아이들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순박한 얼굴을 한 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도서관이 가 볼만한 곳이라는 것을 재미나게 그려낸다. 사자는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기댈 수 있는 등받이가 되어 주기도 하고, 손이 안 닿는 책을 뽑을 수 있게 등에 태워 도와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푹 빠질 만큼 재미있는 장면으로, 도서관이 친근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도서관에도 그런 사자가 있으면 좋겠다며 부러워한다.
「도서관에 간 사자」를 보면서 아이들이 가장 인상 깊어 한 장면은 규칙을 어겨 도서관 밖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던 사자가 유리창 너머로 도서관 안을 들여다보는 장면이다. 뒷모습이 참 쓸쓸하다. 사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도서관에서 떠들다 쫓겨난 친구나 자기 모습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마무리는 유쾌하다. 사자를 싫어하던 도서관 사서 백비 씨가 마음을 돌려 사자를 도서관에 들어오게 만든다. 도서관장은 그 소식을 듣고 복도를 내달린다. 규칙을 어겨버린 것이다. 아이들이 통쾌해할 만한 반전이다.
이 책을 통해 도서관의 규칙을 나름대로 세워 활동하는 것을 기획하고, 즐겁게 임하고 있다. 아이들도 제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어 지켜가며, 도서관 놀이를 통해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도서관과 관련한 읽어주기 좋은 책으로 「책을 구한 사서」(지네트윝터, 박수연 옮김, 미세기), 「도서관」(사라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을 권한다.
- 어린이전문사서 김수현(전주시립건지도서관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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