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 골목,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다 | 문화
관리자 | 조회 2763 | 2015-10-10 09:47
요즘과도 같은 각박한 인심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은 골목을 종종 그리워한다. 이전에는 그저 걷기엔 힘든 길이기만 했던 골목길이 추억을 되살리는 일등공신이 되어 이젠 누구나 찾아다니며 걷는 곳곳의 명소가 되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힘들고 기피하기만 하였던 길이 이제는 추억을 되새김질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현대식 건물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정서를 우리는 옛 골목을 바라보거나 지나면서 다시금 되찾아보려 애쓴다. 일부러 사람들은 달동네를 찾아 기웃거리기도 하고, 큰 길 대신 일부러 좁은 길들을 찾아 걸어보며 ‘그땐 그랬지’ 하는 향취를 되찾으려 애쓴다.
작은 골목골목에서 스며들어온 향취들은 가슴 속에 깊이 박혀 새로운 것을 시작하게 해 주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며 지내던 현실과는 다른 이상이 되어버리고는 한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할 반환점이 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에겐 그를 일으켜 주는 지팡이가 된다.
이렇듯 흔한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다른 세상을 걷는 것과도 같음은 우리에게 여유라는 전환점으로 다가와 인생의 디딤돌이 되어준다. 골목이라는 작은 길 하나에 그치던 것이 결국에는 8차선 도로가 되어 우리의 생각과 세상을 더 크게 열어버린 것이다.
기나긴 장기간의 여행이든, 단기간의 짧은 여행이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여행이라는 한 Thema에서 오는 활력은 매 시간마다 우리에게 여유를 나누어 줄 것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여행은 작은 점 하나를 커다란 공으로 부풀려 주는 것이자, 그저 평범하기만 했던 시간들에 뜨거운 공기와도 같은 열정을 쏟아 부음으로써,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전환점과도 같은 것이 분명하다.
삶에 여유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임에 분명하다.
모악 - 고 은
내 고장 모악산은 산이 아니외다.
어머니외다.
저혼자 떨쳐 높지 않고
험 하지 않고
먼데 사람들 마져
어서 오라 어서 오라
내 자식으로 품에 안은 어머니외다.
여기 고스락 정상에 올라
거룩한 숨 내쉬며
저 아래 바람진 골마다
온갖 풀과 나무 어진 짐승들, 한 핏줄 이외다.
세세 생생
함께 살아가는 사람과도 한 핏줄이외다.
이다지도 이다지도
내 고장 모악산은 천년의 사랑이외다.
오! 내 마음 여기 두어...
- 박배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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