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알고 쓰는 명약) : 13. 모과 | 건강
관리자 | 조회 3376 | 2015-12-10 11:26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가게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과는 울퉁불퉁하고 못생긴 과일입니다. 맛도 시고 떫은지라 예로부터 과일로서는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해왔습니다. 그렇지만 모과는 향이 좋고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게는 아주 고마운 존재입니다.
모과는 한의학적으로 서근활락약(舒筋活絡藥)에 속하는 한약재로서, 근육을 이완시키고 경락을 소통시키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절통이나 근육통을 다스리며, 혈액순환 개선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중년 이후의 어르신들에게 더욱 좋은 약재입니다.
『동의보감』을 보면, 모과를 ‘구토와 설사를 다스리고, 소화를 도와주는 과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과의 신맛을 내는 유기산 성분이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떫은맛을 내는 탄닌(tannin) 성분이 피부를 오므라들게 하는 작용을 하므로 설사를 막아주고 설사 뒤에 오는 갈증을 가라앉게 해줍니다. 뿐만 아니라 모과가 가진 다양한 유기산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소화 효소의 분비를 촉진시켜서 소화기능을 좋게 해줍니다. 그래서 속이 더부룩하거나 설사가 잦은 사람이 모과를 먹으면 속이 편안해지기도 합니다.
『본초강목』에는 ‘폐를 도와 가래를 삭여 주고 기침을 멎게 하므로, 체력이 약해 쉽게 피곤하고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에게 좋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감기, 기관지염,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에도 효과가 아주 좋습니다.
옛 문헌에도 모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광해군이 평소에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잦은 담증(痰證)이라는 병을 앓았는데, 모과가 여기에 좋다 하여 약으로 오랫동안 복용하고 있으니 충청도에서는 어서 모과를 상납하도록 하여 모과가 부족한 일이 없게 하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이렇게 좋은 우리 전통과일 모과, 생활 속에서는 어떻게 활용하여야 할까요? 모과는 과육이 제법 딱딱하고 맛이 떫기 때문에 생으로는 잘 먹지 않습니다. 대신 모과차나 모과청으로 만들어서 이용하면 됩니다. 모과차는 모과를 얇게 썰어 말린 후 생강과 함께 넣고 끓이는 것으로, 향이 뛰어나고 감기예방에 효과가 좋습니다. 모과청은 모과의 씨앗을 파낸 후 꿀이나 설탕과 1:1의 비율로 재워 만들 수 있습니다. 그 후 샐러드의 드레싱으로 사용하거나 시원한 화채에 타서 먹으면 됩니다. 또는 잼처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조성일 원장(H요양병원 한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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