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출·퇴근 하는 시간이 즐거워요” | 문화
관리자 | 조회 2711 | 2015-12-31 11:39
점점 늘어나는 노인 인구. 고령화된 사회에서 청년실업만큼 큰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노인들의 실업이다. 노인들의 사회참여 제공에 대한 노인복지사업의 하나인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전주의 K(71)씨를 만나보았다.
나이는 있지만 몸도 건강하고, 무슨 일이든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던 K씨는 동사무소도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곳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손자를 돌보는 시간, 집안일을 하는 시간들을 빼고 온전한 자신의 시간을 갖고 싶었던 K씨는 “잠도 이루지 못하고 앞날을 생각하며 계획을 세우다가 지인을 통해 시니어클럽을 알게 되어 지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효자시니어클럽은 고령사회가 안고 있는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시키고 일자리 활동이 가능한 노인들에게 사회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보건복지부에서 2001년부터 시행하는 노인복지사업의 하나이다.
효자시니어클럽은 2015년 병원 및 상가 등 청소 등을 돕는 푸름이, 지역 아파트 택배 물품을 배달해주는 6070택배, 문화재 발굴 등 민간업체와 연계한 은빛인력뱅크 등 지역사회에 어르신들의 노하우가 필요한 곳에 파견되기도 하였다. 또한 한옥마을 주막 천년 누리봄, 한옥마을 관광 안내 길잡이 등 전주만의 특색 있는 노인일자리를 창출했다. 이 밖에 노노케어 이웃사촌, 환경지킴이, 폐자원재활용사업단, 작은도서관 사서도우미, 다문화 및 저소득 가정 아동 1:1멘토(키다리 짝꿍), 등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씨는 현재 효자시니어클럽에 가입하여 전주의 작은 도서관에서 사서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K씨는 “틈틈이 책도 읽을 수 있고, 책을 읽으며 한 번 더 확인하고 삶에 대한 다짐을 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 내 시간을 갖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일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K씨는 “나이 60이 넘어서까지 생활전선에 직접 뛰어들어 일을 했었다”며 “나이가 드니 일할 곳도 없고, 일을 하지 않으니 집에서만 지내다 보니 허무하고 힘들기도 했다”고 다시 일을 하기 전 생활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일에 대한 즐거움 뿐 아니라 일을 하며 생활의 활력이 생겼다는 K씨는 “돈을 떠나 일 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옷을 입고 나와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주변에는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늙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나’, ‘적은 돈 벌려고 그렇게 일하나’ 등 좋지 않게 보는 시선들도 물론 존재한다. 자녀들이 걱정할까봐 일을 하는 것을 숨기고 있다는 K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하고 싶다며 내년에도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K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 보면 참 힘든 시기에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젊은 세대들을 걱정했다. 하지만 “무엇이 금방 하늘에서 생각 되는대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조언했다. “사는 동안 세상이 만만했던 적은 없었지만 마음먹고 단계단계 준비해서 되지 않은 것은 없었다”며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서 “노인들의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일을 하는 즐거움을 많은 분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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