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누리 '앙꼬' 김은권 시니어를 만나다! | 문화
관리자 | 조회 3156 | 2016-01-29 11:08
전주 남부시장에 설을 앞두고 고소한 냄새가 퍼졌다. 고소한 향을 따라 남부시장 안으로 들어 가보니 아기자기한 작은 가게 ‘앙꼬’가 나왔다. 그 곳에서는 어머님 아버님들이 김구이 작업을 하고 계셨다.
‘앙꼬’는 ‘장터누리’라는 효자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 사업 가운데 하나이다. 효자시니어클럽에 여러 부서가 있는데 장터누리는 남부시장에서 다양한 부서가 생산하는 물품을 판매하는 일을 한다. 2009년 7월에 노점상으로 시작된 장터누리는 이제는 ‘앙꼬’라는 아기자기한 공간에서 비빔밥 구이, 김 등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앙꼬’는 빵에 앙꼬가 없으면 맛이 없듯이 여러 면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앙꼬 역할을 하고 삶의 즐거움을 주고 맛있는 제품을 제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내 지인, 가족에게 준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만들고 있다.
현재 16분 정도가 돌아가며 한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김구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김구이 작업이 시작되었고 명절에는 많이 나가면 700~800박스가 나간다.
장터누리의 초창기 멤버인 김은권(80)시니어는 “처음에는 노점상에서 팔았더니 신뢰를 받지 못하고 의심을 받아 허탈감이 생겼었다”며 하지만“섭섭해 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성심성의껏 계속 노력했더니 믿어주는 사람이 있고, 사 가시는 분이 계실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은권 시니어는 2009년 목사 정년을 마치고 할 일 없이 세월을 보내다보니 건강도 걱정되고, 활동이 없어 무료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일이 없다 보니 방안에 있으면 천장만 바라보고 창밖하늘만 바라보게 되고, 그러다보니 삶의 의욕이 없어지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는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며 장터누리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하지만 바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신문지, 벽보, 게시판 등 필요로 하는 곳이 없을까 찾다가 눈의 띄는 곳에 연락해보면 ‘그 나이에 봉사를 받고 사셔야 할 분이 다른 사람을 돕는다고 하십니까. 집에서 푹 쉬세요’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하지만 김은권 시니어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알아보았다. 큰 딸에게 일자리가 없는지 자문을 구하고 사위가 효자시니어클럽 장터누리 책임자와 알게 되어 운 좋게 소개를 받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김은권 시니어는 “목사의 신분을 잊지 않으면서 사회에 나와서 봉사생활을 하다 보니 더욱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생활의 패턴을 잃어버리고 살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할 일이 있으니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오래 일을 하다보면 에피소드가 생긴다. 김은권 시니어도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김은권 시니어는 꼭 찾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2014년 12월 경 관광객 커플이 식혜를 하나 사고 남은돈 8000원을 받지 않고 갔다. 2015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한 커플이 식혜 2개를 사고 이전의 경험 때문에 잔금을 먼저 내드리는데, 그 잠깐 사이에 또 어디론가 잔돈을 받지 않고 가버리셨다.” 며 각각 8000원과 6000원 총 14000원의 거스름돈을 아직도 가슴에 품고 있으셨다. 김은권 시니어는 “꼭 좀 기억나서 전주에 오시거든 다시 앙꼬에 들려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올 한해도 도움을 드리고 나누며 잘 지낼 수 있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김은권 시니어는 여전히 멋있고 아름다운 청춘이었다.
즐거운 설날 선물로 정성과 사랑이 발린 고소한 김을 소중한 지인들에게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장터누리 김구이는 앙꼬 063-283-8892로 문의하면 된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