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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사랑봉사단] 이것도 인연이 될 수 있겠지요.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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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812 | 2016-06-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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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하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풍경이 있다. 몸을 가누기 힘든 이들을 위한 목욕 봉사, 산꼭대기 집에 연탄 나르기, 해비타트로 대변되는 집짓기 등 육체 노동이다. 하지만 최근 봉사활동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스스로 창조적인 활동을 즐길 수도 있고, 그 활동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간접적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색 봉사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6월 21일 효사랑봉사단이 <대형 마트 가기>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마트에 가는 것도 자원봉사인 요즘이다. 그 현장을 동행 했다.   

 

 



 

누구에게는 ‘일상(日常)’이지만, 누구에게는 ‘별상(別狀)’ 인 일이 있다. <대형 마트 가기>도 그 중 하나이다. 전주시 완산구 중산 2길에 자리한 전주영아원은 보호자로부터 유기 및 이탈된 또는 미혼모, 결함 가정 아이를 보호하고 양육하는 곳이다. 이곳 아이들에게 대형마트는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 그래서 효사랑&가족사랑요양병원, 홈플러스 효자점 직원 40여명은 오늘 하루 아이들의 엄마, 아빠, 누나, 이모, 삼촌으로 1:1 짝꿍이 돼 장보기에 나섰다.

 

출발 전, 전주영아원 마당이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3살 성민이가 “안 갈 거야. 무서워. 안 갈 거야” 눈물을 쏟으며 갑자기 떼를 쓴다. 노련한(?) 선생님의 등장으로 사태가 진화되고 드디어 홈플러스로 출발!

 

마트 장보기의 첫 코스는 과일 코너, 어찌 맛보기를 지나칠 수 있단 말인가. 봉사자들 사이에 은근 경쟁심이 감돈다. 우리 아이, 우리 조카를 한 입이라도 더 먹이려는 마음 때문이다. 손에 과일즙 닦아주는 모습이 친자식 못지않다. 봉사자는 30년 만에 다시 아기 키우는 기분이라며 함박웃음이다.

 



만난 지 불과 30분이 지났건만 봉사자들과 아이들은 진짜 가족처럼 애틋하다. 옷가게를 둘러보면서 “나나야! 이 마네킹이 이뻐? 이모가 이뻐? 누가 더 예뻐?”라는 봉사자의 질문에 나나는 거침없이 대답한다. “이~~모!”

 

아들만 두 명 키우는 정용훈씨는 고명딸 하나 얻었다고 싱글벙글이다. 5살 소영이와 자신의 특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아까 전주영아원에서, 내가 소영이 이름표를 가슴에 차고 두리번거리는데, 누가 내 손을 꼬~옥 잡으면서 ‘제가 소영이에요’하는 거에요” 다른 봉사자들은 짝꿍을 찾아다니는데, 자신은 찾아왔다고 ‘이것이 인연이 될 수 있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영훈씨와 소영이의 특별한 인연은 이미 시작된 듯 한다.

 



 

한쪽에서 유독 웃음소리가 만발한다. 아이들을 한 명씩 카트에 태워 장을 보는데, 봉사활동 중인 것을 모르는 홈플러스 동료 직원이 지나가면서 “아들이랑 장보러 오셨나 봐요? 아들이 아빠랑 많이 닮았네”하며 인사를 건넨 것이다. 졸지에 숨겨(?) 놓은 아들이 생긴 것이다. 봉사활동 중이라는 설명과 “김대리, 혹시 옛날에 실수한 적 없나? 잘 생각해봐!”라는 진한 농담과 웃음으로 상황 종료!

 

봉사활동이 마무리 될 즈음, 또 어디선가 거대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또 3살 성민이다. 이번엔 “집에 안 갈 거야. 여기에 있을 거야. 안 갈 거야” 효사랑봉사단의 전주영아원 아이들과 함께 한 <대형마트 장보기> 자원봉사는 귀여운 떼쟁이 성민이의 울음소리로 시작해 울음소리로 마무리 됐다.

 

오숙영(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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