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사랑자원봉사단 이범석 단장 | 문화
관리자 | 조회 2930 | 2016-07-29 09:34
‘함께 나누는 따뜻한 세상,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나눔이 희망입니다’ 자원봉사를 표현하는 문장이다. 자원봉사라는 단어에는 함축된 전제 조건이 있다. ‘스스로 받들어 섬긴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자원봉사’는 ‘학생점수’라는 단어와 짝을 이룬다. 하지만 요즘 유행어를 빌리면 “뭣이 중헌디”! 봉사라는 말 앞에 그 누가 토를 달겠는가! 헬스케어뉴스가 기획한 <자수>는 자원봉사자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자원봉사자들의 손(手)으로 펼치는, 아름다운 세상을 수(繡)놓는 코너이다.
|
2011년 9월 9일 발족한 효사랑봉사단은 효사랑가족요양병원, 효사랑전주요양병원, 가족사랑요양병원 직원으로 구성된 자발적 봉사단이다. 연탄나눔, 산타원정대, 반찬나눔, 명절레크레이션, 봄꽃나들이, 의료봉사, 뜨개질, 미술치료 등 봉사 영역이 전방위에 걸쳐있다. 매월 1회 영아원부터 보육원, 복지관, 양로원, 재활원, 재가가정, 조손가정까지 자원봉사 수혜처도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자원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까지 손길 가는 곳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래서 마음의 손길이 더 필요하다. 그 누구보다 마음씀씀이가 큰 이범석 단장을 만났다.
여러 분야에서 여러 단체나 기관으로 봉사를 다니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하하...봉사는 쉽고 어려운 게 없습니다. 진심으로 하는 게 봉사니까요. 오히려 여러 프로그램으로 여러 기관에서 봉사를 하니까 더 즐거울 뿐 아니라 늘 새롭기 때문에 봉사활동할 때마다 오늘은 어떨까? 어떤 분들을 만날까? 가슴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늘 새로운 봉사활동을 꾸리기 위해서 단장으로서 노력하는 게 있다면요?
별 말씀을요. 저는 직함이 단장일 뿐입니다. 모든 봉사는 단원들이 하기 때문에 제가 더 노력하거나 힘쓰는 게 없습니다. 오히려 저희 단원들 덕에 제가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까 쑥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봉사단장의 역할은 있지 않을까요?
많은 분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봉사활동 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생각과 마음은 누구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자극하는 역할이 단장이 아닐까 싶은데요. 예를 들면 저희 신입직원에게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정보를 주는 거죠. 그 분이 묻지도 않았는데...하하하. 저는 자원봉사는 삶에 있어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옆에서 자꾸 자극을 주면 조금씩 관심을 가지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 망설였던 분들이 나중에 가장 적극적인 봉사를 하는 걸 보면서...내가 단장 역할을 하고 있구나 생각합니다.
평소 기부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데, 봉사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저희 어머님 덕분이죠. 저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나중에 크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라’는 말을 듣고 자랐어요. 사실 당시에 저희 집이 넉넉지 않았거든요. 또래 친구들에게 저 어릴 적 생활을 이야기하면 믿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는데, 그럼에도 어머니께서 계속 가르치셨고,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작년 어머니 생신 때, 공개적으로 말씀 드렸습니다. “어머니, 봉사의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하니다”라고요. 그리고 저도 제 아이들에게 늘 가르칩니다. TV에 도네이션 프로그램이 나오면 아이들 불러서 함께 전화번호를 누릅니다.
거창한 선언이 아닌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봉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범석 단장은 40대 초반 직장을 옮길 때, 우선순위를 자봉봉사에 뒀다고 한다. 남들이 이직의 조건으로 급여, 사내 복지, 근무환경 등을 고려할 때, 그는 직장생활 하면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평소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효사랑’의 이미지와 봉사활동을 확인하고 고민 없이 직장을 옮겼다. 그리고 지금은 주변 사람에게 봉사의 행복을 전하는 전도사가 됐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이것은...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저려오는데...2013년도에 재활원으로 봉사활동을 갔는데, 유독 한 분이 제 눈에 들어와요. 이유가 그 분이 쓴 모자가 너무 낡은 거에요. 그래서 다음에 올 때, 모자를 사와서 드려야겠다 생각 했는데, 다음에 깜빡한 거에요. 그리고 어느 날부터 그 분이 보이질 않더라구요. 그게 제 마음에 지금도 무겁게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일로 제가 생각했죠. 저는 봉사를 행복이며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랑은 생각 날 때 바로 표현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놓친다!
많이 안타까웠겠네요?
그럼요.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합니다. 그래서 자원봉사를 보여주기식으로 하면 안된다. 실천이 중요하다. 생각만 하면 필요없다. 실천이 중요하다. 그래서 제가 요즘은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말로 해야 한다. 그래야 더 지킬 수 있다 싶어서, 작년에 제가 하는 독서토론에서 공개적으로 말을 했죠. “제가 기부를 하고 있는데, 기부 금액을 올리겠다” 결국 실천을 했습니다. 하하하!
여럿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이끄는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요?
글쎄요. 간혹 보육원으로 가면,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은 저희를 대할 때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요. 그런데 그런 아이와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봉사자가 짝꿍이 됐을 때, 제가 투입되는 거죠. 한번은 경계심이 워낙 강한 아이가 있었는데, 어떻게 마음을 풀어줄까? 고민하다가 성격이 발랄한 친구랑 넷이 짝을 지어서 활동을 했죠. 그랬더니 아이가 마음을 풀고 즐겁게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활동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자극하고 유도하고 이끄는 것이 제 역할이죠.
앞으로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단장으로서는 봉사활동 시간이 더 길었으면 합니다. 저희가 평소 1회에 3~4시간 정도하는데, 물론 수혜처의 요구도 있지만 활동 시간을 더 주신다면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프로그램을 더 오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현재 저희가 전주, 군산, 익산 지역에서 봉사하는데, 전라북도 전역으로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봉사활동도 농촌 일손 돕기나 수혜지역 복구 활동 같은 봉사도 했으면 합니다. 또 하나 현재 효사랑가족요양병원에서 1년에 한번 선유도 의료봉사를 가는데, 효사랑자원봉사단과 함께 하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구요. 원장님들과 함께 하는 정기 의료 봉사도 추진했으면 합니다.
이범석 단장의 봉사 욕심은 끝이 없다. 아무리 해도 과하지 않은 것이 봉사지만 임기 만료가 몇 달 남지 않은 단장의 계획이 거창하다는 물음에 활짝 웃으며, ‘다음 3대 단장님께 부탁드려야죠‘ 말한다. 하지만 올 연말 이범석 단장의 연임이 확실시 될 것 같은 이 느낌은 무엇 때문일까?
오숙영(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