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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마주보기] 완주 소양 “데레사요양원”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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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3796 | 2016-08-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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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적 경험에 의한 상식적인 개념으로 각 학문적 특성에 따라 다르게 인식 된다’ 공간에 대한 백과사전적 규정이다. 같은 공간이라도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르게’의 전제 조건은 ‘경험’이다. 이 경험의 스펙트럼을 조금이나마 넓혀보고자 기획한 코너가 <공간마주보기>이다. 그 첫 번째 공간으로 전북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에 자리한 ‘데레사요양원’을 살펴봤다.

 

 

전주교구 첫 요양원인 데레사요양원은 대지 면적 약 7100㎡, 건축 면적 약 4000㎡에 지상 3층 규모이다. 어느 신자 부부가 거액의 봉헌금을 쾌척하면서 건립 됐다. 말 그대로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자리 잡았다. 가장 먼저 드넓은 마당이 눈에 들어온다. 붉은 건물 입구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와 함께’라는 문구가 방문자를 맞이한다.

 

  

 

건물로 들어가면, 요양원에 대한 선입견부터 깨진다. 커피숍 ‘아빌라(Avila)’가 우리를 반기기 때문이다. 요양원에 커피숍이라니? 요양원 적자가 예상돼 수익 사업을 하시려나? 별별 생각이 꼬리를 문다. 커피 머신에 핸드드립 도구, 다양한 커피잔, 고재가구까지...웬만한 시내 커피숍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요양원 1층 중앙에 커피숍을 떡하니 배치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족들을 자주 면회 오게 하기 위해서란다. 조정복사무국장은 “어르신과 가족이 만나는 공간이 편하면 면회를 자주 오시겠죠. 요양원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런 이미지도 탈피하고, 요양원을 지역사회와 주민의 열린 쉼터로 만들기 위해서죠” 

 

 



        

우리 사회에서 ‘요양원’이라는 단어와 짝(?)을 이루는 단어가 있다. ‘현대판 고려장, 신고려장’이 그것이다. 우리네 전통 관습에 따르면, 부모를 다른 손에 맡긴다는 것은 ‘버리는 것’과 동일시한다. 이런 관념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없다면 어떻게 할까? 역발상이다. ‘요양원을 내 엄마, 내 아버지가 이런 공간에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들자’ 전체적으로 편백나무로 인테리어를 했다. 가구도 편백나무로 맞췄다. 머릿돌에 새겨진 말처럼 ‘사랑의 샘터’이다.

 

지금까지 요양원의 공간은 원형 또는 일자형이다. 치매환자가 건물 안에서 길을 잃어도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배치한 동선이다. 데레사요양원은 T자형 공간이다. 자칫 집단생활이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핀 것이다. 특성별과 정도별, 활동별 등을 고려해 공간을 배치함으로서 자생적으로 소규모 집단 커뮤니티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이 얼마나 꼼꼼한가!

 

※ 데레사요양원은 65세 이상으로 장기요양등급을 받았거나 65세 미만이지만 치매, 뇌혈관질환, 파킨슨 병 등으로 진단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사제, 수도자 본인 또는 부모 중 일상 생활이 어렵거나 가족의 보호가 불가능해 돌봄과 간호가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해 운영될 예정이다.

 

오숙영(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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