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과학이란 이름의 용병 과학자들! | 의학
관리자 | 조회 2772 | 2016-09-29 13:32
간접흡연은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율 30% 증가
담배회사, "논쟁을 살려두라"면서 의혹 제기 강조
의사 리베이트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가 있다. 최근 JAMA 내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아래 링크 참조)에 따르면, 제약회사로부터 평균 20달러 내외 식사 대접만 받아도, 받은 의사가 안 받은 의사에 비해 해당 제약회사 약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도 약 사용과 관련해 접대와 향응이 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일반적으로 이해상충(충돌)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접대나 향응 제공은 아예 허용되지 말아야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객관적이란 이름으로, 과학이 어떻게 공공 이익을 침해하는지, 영리회사들이 어떻게 공공 이익에 아닌 회사 이익에 봉사하는지 알 수 있는 논쟁이 있다. 담배회사들이 간접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어떻게 방해하고 많은 논쟁을 일으켜 자신들이 이익을 지키려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담배가 폐암의 지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그러니 해롭지 않다” 이것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객관성이라는 이름으로 담배회사들이 말하려 하는 것이다.
때는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국립암연구소의 히라야마 다케시(平山雄) 박사는 흡연자 남편을 둔 일본 여성이 비흡연자 남편을 둔 여성에 비해 폐암 사망률이 훨씬 높다는 기념비적인 연구결과를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한다. 이 논문을 계기로 간접흡연의 위험성이 큰 사회문로 부각됐다. 1986년엔 미국 정부가 간접흡연이 폐암을 일으킨다고 공식 인정했고, 1987년엔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담배 연기를 암 발병이 확실시되는 1그룹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1988년엔 영국정부 자문위원회가 "간접흡연은 비흡연자의 폐암을 10~30%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커다란 위기에 빠진 담배업계는 그 대응책으로 1988년 '실내공기연구소(The Center for Indoor Air Research)'를 만들었다. 인바이런이란 회사는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반박하기 위한 담배업계 용역을 받았다. 1988년 7월 14일자 담배업계의 내무문서를 보면, 히라야마 박사의 실험 데이터를 재분석하는 용역을 인바이런에 맡기면서 6만 달러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용역비용을 책정하겠다고 밝힌다.
담배업계는 오직 인바이런만 용병 과학자로 고용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음모를 준비했다. 히라야마 박 사의 연구를 흠집 내기 위해서 담배업계는 1991년 일본 데이쿄대학(帝京大學)의 야노 에이지(矢野 二) 교수 그리고 도쿄여자의과대학의 카가와 준(香川順) 교수와 20만 달러짜리 비밀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엔 용병 과학자 피터 N. 리(Peter N. Lee)와 카스가 히토시(春日) 토카이대학(東海大) 명예교수도 참여했다. 이들은 1991년부터 1995년 히라야마 박사가 암으로 작고할 때까지 중상모략을 그치지 않았다. 이들 용병 과학자의 연구결과는 일본 내 담배 소송에서 간접 흡연의 위해를 부정 하는 근거로 사용됐다.
카스가는 1996년 "히라야마의 논문은 신뢰할 수 없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담배업계의 또 다른 컨설턴트였던 유명한 생물통계학자 네이선 맨틀(Nathan Mantel)은 히라야마가 심각한 통계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WHO와 <랜싯(Lancet)> 등은 "간접흡연은 폐암의 원인이다" "담배업계는 간접흡연의 과학적 연구를 중상모략하고 있다" "담배업계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WHO 등 다양한 UN 기관의 흡연 규제에 대해 조직적인 방해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담배업계와 용병 과학자들의 거짓말을 비판했다.
담배업계와 용병 과학자들에게 결정타를 날린 것은 <영국의학저널(BMJ)> 2002년 12월호에 실린, 담배업계 내부 문서를 분석한 "간접흡연의 건강 영향에 관한 영향력 있는 연구에 대해 담배업계가 어떻게 대응했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이었다. 사실 담배업계 내부 문서에서 업계의 과학 고문들은 "히라야마가 옳고 맨틀과 담배산업협회가 틀렸다"고 인정했으며, "히라야마가 훌륭한 과학자이고 간접흡연에 관한 그의 논문이 정확하다고 믿는다"고 결론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업계와 용병 과학자들은 비방을 멈추지 않았으며,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했다. 필립모리스사와 영국 담배산업의 특별 면담을 기록한 1988년 2월 17일자 담배업계 내부문서에 따르면 "논쟁을 살려두라(keep the controversy alive)"면서 의혹 제기를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담배와 암의 인과관계에 관한 의혹이 존재하는 한, 담배 산업은 소송과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시기 동안 담배회사들은 아무런 제한 없이 담배를 팔아왔다. 옥시가 그렇게 하였듯이...
이강주(치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