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섬, 소록도에 다녀오다! | 의학
관리자 | 조회 2543 | 2016-10-15 09:57
출처 네이버
“내가 20살에 여기 들어와서 지금 팔순여, 내 자식들 다 커서 인자는 뭍으로 나가서 잘살고 있어”
“내 자식들 병 옮을까봐, 손 한번 못 잡아보고, 마주서서 얼굴만 보고, 얼마나 가슴이 터지고 눈물이 나던지....”
“여기 소록도 다 우리가 다듬었어, 곱은 손 불어가며, 진물 나는 발가락 동여 메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소록도 바다 건너다 죽은 남자들도 많어”
지난 6월 24일부터 27일까지 우석대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은 데리고 소록도병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대학교 다니던 1988년, 의과대학 선배들과 잠시 돌아보았던 소록도병원의 추억을 찾아서 작년부터 해마다 소록도병원 봉사활동을 왔다.
문둥병이라 불리던 한센병으로 젊은 청춘을 소록도에서 보내고, 이제는 눈도 보이지 않고 손발이 문드러져 엉덩이로 걸음 옮기며 밥을 먹는다.
새벽 5시 “어르신 아침밥 먹게요” “어이~ 울 진희 왔어?” ‘이제 겨우 이틀 만났는데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내 이름을 부른다’
먹다가 사래 들릴까봐 모든 음식을 잘게 갈아서 드시지만 그 어느 진수성찬 보다 맛나게 드신다. 그리고 알아듣기 힘든 소리지만 잘 먹었다는 인사말도 빼놓지 않는다.
어르신들의 손과 발은 문드러져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살결은 아이들 피부 마냥 보드랍다. 병원 생활이 10여년에 이르다 보니 아이들처럼 피부가 좋아졌다.
어르신들은 살아있음에 감사하다고 하신다. 젊은 날 문둥이라고 괄시받고, 소록도 개척하느라 고된 노동에 시달렸는데, 이제 다 잊었다고... “세월이 약여”
누가 이 분들의 청춘을 보상해줄 수 있을까?
한센병은 나병균이 원인이며 나병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호흡기나 상처가 있는 피부를 통해 나병균이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병에 효과적인 항생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환자를 특별한 격리를 하지 않고, 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나병균에 노출되면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항생제가 풍부하지 않은 1950~60년대에는 한센병에 걸리면 치료하지 못한 채 방치되면 신경계 합병증으로 인해 코 연골이 변형되거나, 손가락 발가락의 말단부위가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항생제도 부족해서 치료받지 못한 한센병 환자들을 우리에게 감염 우려가 있다고, 우리들은 소록도로 또는 특별 거주지역으로 격리시켰다. 통한의 세월을 살아온 소록도의 주민들에게 우리가 무지해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한번쯤은 진정한 사과를 해야하지 않을까?
수평선 너머 붉게 하늘을 물들이는 노을을 보며,
‘내가 사지가 문들어져 몸둥이만 남아도, 난 살아야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왜냐면 ‘난 한 생명으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으니까, 아니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아름다우니까’
글: 우석대학교 간호학과 박진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