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녀가 할 일을 대신해 주지 말자! | 교육
관리자 | 조회 2495 | 2016-12-10 10:01
이 용 만
(동화작가, 힐링에듀빌회장)
늘 바쁜 부모들에 늘 한가한 아이들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부모도 성장해야
어려서부터 애지중지, 금지옥엽으로 여기고 정성을 다하여 자녀를 키워온 어머니가 있었다. 모든 것을 자녀 양육에 두고 자신을 희생하여 왔다고 생각하였다.
그 아이가 대학에 입학하고 나더니 어느 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제 친구 어머니는 평생교육원에 다니면서 공부를 해서 시인이 되었다는데 엄마는 그동안 무엇을 하셨어요?”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기가 막혔다.
“뭐라고? 나더러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너 깨워주고, 밥 먹여주고, 학교 태워다주고, 학원 보내주고…… 너 뒷바라지 하느라 정신없이 일했는데 나더러 그동안 뭐했느냐고? 그게 네가 할 소리냐?”
그랬더니 자녀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거는 어느 부모나 다 하는 것이잖아요.”
여기에서 부모 된 자들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지금까지 자녀를 위하여 해온 일들이 과연 진정으로 자녀를 위하는 일이었는가? 그것이 자녀를 위한 나의 희생이었는가를!
상당히 많은 부모는 자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자녀가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부모가 깨워주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가 멀지도 않는데 아침마다 자동차로 태워다 주는 사람들이 있다. 학원에도 태워다 준다. 네가 해야 할 일은 내가 다 해줄 테니 너는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한다.
그러니까 자녀는 한가하다. 아침에도 마음 놓고 자고 있으면 된다. 시간이 되면 부모가 깨워준다. 학교에서 돌아와서도 할일이 없다. 가만히 있으면 부모가 ‘숙제 안 하니?’ 하고 물으면 그때부터 숙제를 하면 되고 ‘학원 가야지’ 하면 학원에 가면 된다. 준비물도 챙길 생각을 않는다. 부모가 ‘준비물은 챙겼니?’ 하고 물으면 그 때 하면 된다.
이렇게 자녀가 해야 할 일을 부모가 대신 해 주니까 자녀는 늘 한가하고 부모는 늘 바쁘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면서 자녀는 게으름뱅이가 되고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바보가 되어가고, 부모는 갈수록 바빠진다.
진정으로 자녀의 장래를 위하는 일이라면 자녀가 해야 할 일은 자녀가 하도록 하여야 한다. 어려서부터 자기가 할 일은 자기가 하게 하면 습관이 들어 힘들이지 않고 수월하게 하게 된다. 그러면 자녀가 나이를 먹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는 한가하게 된다.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부모가 바빠지는 사람은 자녀를 잘못 키운 사람이다.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하여 제가 할 일을 스스로 하면 부모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그 때에 부모도 자기 성장을 위하는 일에 힘쓰면 된다. 자녀가 자꾸 성장해 가는데 부모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부모도 함께 성장하여야 한다. 그러면 자녀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에 기가 막힐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