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싹(SSAC) 심리상담센터 이성자 소장 | 건강
관리자 | 조회 2705 | 2017-01-17 16:48
이성자
싹(SSAC) 심리상담센터 소장
타로카드로 본 기질이야기
상담실에 한 여성이 찾아왔다. 심리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타로카드 한 장을 뽑게 했다. 그녀가 뽑은 카드는 <지팡이의 여왕>이다. 그녀는 카드를 보고, 옷소매 부분 갈색 주름을 가리키며 ”징그러워요!“한다. 이 여성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린 시절, 그녀의 부모는 자영업에 종사했고, 항상 바빴다. 그래서 그녀는 자주 친척 집에 맡겨졌다. 어느 날, 엄마는 사촌 오빠와 오빠 친구들만 있는 방에 그녀를 혼자 두고 나갔다. 그때 그녀는 성추행을 당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산행을 가서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던 그녀는 지나가던 손님에게 지난 번과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녀는 자신을 방치한 부모님, 특히 엄마를 용서할 수 없었다. 마음 깊은 곳에 분노가 쌓여 갔다. 하지만 그 일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런데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내고, 울다가 웃는 이상한 행동으로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왜 그러는지, 자신의 마음을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상담소를 찾았다.
그녀는 타로 카드 한 장으로 분노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울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토해냈다. 그동안 내색할 수 없었던 자신의 속마음을 한껏 털어 놓을 수 있었다.
고등학생인 승철(가명)이는 ‘지팡이의 여왕’의 카드를 보더니, 왕과 검은 고양이는 서로 친하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보고, 검은 고양이가 왕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으니 없애버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왕이 앉아 있는 의자의 왼쪽과 오른쪽이 금빛과 잿빛으로 나뉘어 전체가 극과극으로 보인다고 했다.
승철이는 아빠와 무척 사이가 안 좋았다. 검은 고양이는 자신의 아빠를 투사한 것이었으며, 극과극의 이중적 모습은 현재 조울증상이 있는 자신과 흡사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6개월 정도 상담을 진행하고, 똑같은 카드를 보여줬다. 승철이는 이제 검은 고양이가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가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타로카드에는 우리 삶을 반영하는 다양한 ‘상징’이 내포돼 있다. 생활하면서 경험하는 여러 가지 사건을 ‘연상’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이런 연상은 상담 장면에서 내면의 무의식을 자극하고, 의식화하는 과정에 직접 개입해 내담자 성장에 촉진 역할을 한다.
글 이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