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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리들 작가의 혁신교육 칼럼 2>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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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473 | 2017-02-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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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의 본능을 깨우는 DNA와 헬조선

      

일곱 살 아들을 학대하고 아이가 실신하자 살해하고 토막 내서 냉장고 보관을 선택한 부모가 중형을 받았다. 인간은 과연 짐승과 신의 중간에서 방황하는 존재일까?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의 밧줄이다.” ‘니체’의 이 말은 동양 고전 ‘서경’에 나오는 말을 생각나게 한다. “인심유위 도심유미(人心惟危 道心惟微)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고 하늘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 인간은 왜 가끔 짐승처럼 행동할까?

진화론이 보편적 지식이 되기 전에 인간의 짐승적 행동은 그 원인이 사탄이었고, 해법의 마녀사냥이었다. 그러나 인간과 폭력적 침팬지와 유전자 차이가 2% 미만이며, 인간과 ‘보노보’의 습관이 비슷하다는 게 알려지면서 진화심리학은 더 주목받게 됐다. 자연계에서 동물은 먹잇감 환경이 좋을 경우에는 남보다 자신의 DNA가 전달되도록 가끔 남의 새 끼를 죽이는 선택을 한다. 계부나 계모의 폭력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다 먹잇감 환경이 나빠지면 자식들 중에서 약한 개체를 먹거나 버리며 다른 건강한 자식만 먹인다. DNA가 최소의 에너지로 버티기 위해 약한 개체가 식량을 축내지 않도록 조치하기 때문이다.

 

가족에 대한 폭력성은 환경이 나빠지면 촉발된다. 잔인해 보이지만 인간 역사에도 기근이 들면 자기 아이를 이웃 아이와 바꿔 삶아먹은 기록이 있다. 그러다 부모조차 생존이 어려워지면, 알을 품지 않고 버리거나 모두 먹어치우고 더 좋은 환경이 올 때까지 둘만 생존하며 버티려 한다. 한국의 저출산은 부모 둘만 버티거나, 좋은 때를 기다리다 결혼을 못하거나, 때를 놓치는 이들에게 원인이 있다. 부모 마음과 달리 부모의 DNA는 이기적이다. DNA 차원의 선택은 부모를 짐승으로 만들기도 한다. 폭력을 쓴 이후, 아이에게 탓을 돌린다. 불황기 DNA의 인구조절본능은 전쟁의 명분을 찾도록 만든다. 경제적 공황기 심리적 위축은 DNA의 폭력성을 촉발시키고, ‘히틀러’나 ‘매티스’ 같은 매파들이 득세하게 만든다. 풍요의 상실이 전쟁 발발의 가장 원초적 이유인 것이다.

 

그동안 계부나 계모의 아동학대는 많이 알려졌는데, 왜 친부모의 아동학대는 덜 알려졌을까? 서민의 생활이 궁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이 궁핍해지면 생계형 범죄나 도피성 자살이 함께 늘어난다. 타인이나 자신을 향한 폭력성이 발현된다. 동물들의 눈먼 본능은 분명 사람에게도 숨어있다.

 

친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경우는 대부분 우울증이나 비관 동반자살로 자식의 고통을 최소화 하는 살인이었다. 계부·모의 살해는 아이가 최대한 고통을 느끼게 하고, 죽이는 경우가 더 많았다. 만약 어느 누군가 먹을거리가 궁핍한 상황에 빠진다면, 자신은 절대 폭력적으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가정 내의 폭력과 묻지마 폭력에는 사회적 원인이 있다. 이곳을 헬조선이 아니라 대한민국으로 전환시킬 핵심적 공약이 필요하다. 온 가족이 실업자일지라도 통신비와 식량이 확보될 정도의 국민기본소득제도가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국가적 보살핌과 손길이 필요하다. 아기를 가진 가정이 궁핍해지지 않도록 이중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아동이 어릴수록 학대는 더 치명적이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부모의 우발적 폭력으로부터 도망가거나 방어할 힘이 생긴다. 그래서 초등 아동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상담하는 관찰자가 필요하다. 아동 관련 사회복지 인력을 더 배치하자. 이웃들과 공동육아로 연대하도록 유도하는 경제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좋다. 아이들이 헬조선의 기억이 없어야 DNA의 폭력성 스위치가 계속 잠겨있을 것이다. 그래야 폭력과 자살이 줄어들어 보다 더 밝은 사회로 진화할 것이다.

 

 

고리들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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