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상준의 건강+행복 칼럼 | 건강
관리자 | 조회 2468 | 2017-03-09 15:47
그래, 가끔 쉬어가자!
추워서 안 올 것만 같았던 봄이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 왔습니다. 봄을 더 기다렸다는 건 매서운 추위를 견뎌냈고, 그 추위가 힘든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봄에 기대어 잠시 쉬어갑시다! ‘쉼’도 즐길 수 있어야 다음을 가져 갈 수 있습니다. “쉬다”에는 하나, 하던 일을 멈추고 몸을 편안한 상태가 되게 하다. 둘, 입이나 코로 들이마시고 내보내는 일을 거듭하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잠시 하는 일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숨을 쉬는 것도 더 크게 잘 사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쉼도 없이 365일 돌아가는 기계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 기계를 오래가기 위해서는 기름칠도 해주고 때가 되면 부품도 갈아주면서 점검하고 달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연도 마찬가지입니다. 봄에 새싹을 키워, 여름에 왕성하게 색깔을 뽐내고, 가을에 탐스런 열매를 만들고, 겨울에는 쉬는 시간을 갖습니다. 농민들이 얼었던 땅을 뒤집고 업어 영양분을 주는 시기가 봄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새롭게 출발하는 봄에 “왜 쉬어가자‘라고 할까요? 혹시 우리는 다른 사람 모두 뛰어간다고 하니, 나도 모르게 뛰어가는 것 아닐까요?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다른 이의 모습에 나의 모습을 빗대어 가다보니, 진정 내 것을 잃어버리고 다른 이의 삶을 따라가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내 땅에 내가 심고자하는 씨앗이 있고 가을에 수확하고자하는 열매가 있을 것인데, 다른 이가 ’이것을 하니 좋네! 저것을 하니 좋네! 하다 보니 나의 씨앗과 열매는 없어지고 다른 이의 씨앗과 열매 속에 섞여 결국 수확기에 내 것을 가져가지 못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정신을 차리라고 말하기 보다는 ”그래 가끔 쉬어가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계영배라는 술잔이 있습니다. 계영배(戒盈杯)란 사이펀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잔속에 관을 만들어 그 관의 높이까지 술을 채우면 새지 않으나 관의 높이보다 높게 채우면 관 속과 술의 압력이 같아져 수압 차에 의해 흘러나오는 잔을 말합니다. 계영배는 술잔의 70% 이상 채우면 모두 밑으로 새버립니다. 곧 과음을 경계하려고 만든 잔으로 절주배(節酒杯)라고도 합니다. 마시는 것도 좋지만 절제하는 법도 알아야한다는 선조들의 놀라운 지혜입니다. 우리가 앞 만보고 달린다면 우리는 그 잔이 넘치는 것도 못보고, 주는 대로 채워진 대로 다 마셔버리지는 않나 생각해봅니다. 1등을 앞에 두고 달리다 넘어지면 우리는 ‘에잇! 재수 없어’라고 말합니다. 쉴 줄 아는 사람은 ‘내가 왜? 넘어졌지?’를 찾아봅니다. 쉰다는 것은 나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입니다. 겨울이 있어 모든 자연이 쉬는 것 같지만 다가올 봄, 여름, 가을을 잘 보내기 위해 몸을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
봄은 다른 절기보다 짧습니다. 이는 지금 미진했던 것을 정리해보고 다시 점검해서 여름, 가을을 잘 보내자는 의미가 아닐까요. 지금의 쉼은 내일을 위한 투자와 충전입니다. 쉼은 지금 당장 시간과 장소 구애 받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개봉했던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를 떠올리면서 말이죠. 당장 고개를 돌려 보세요, 잠시 주위를 바라보세요. “쉼”이 시작된 것입니다.
한상준
(한국리더레이션센터 CEO, 체육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