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공지능과 미래 인문학 | 문화
관리자 | 조회 2550 | 2017-03-30 15:54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이다. 일명, 장미대선으로 불리는 5월 9일 선거에 출사표 던진 후보들도 4차 산업혁명을 빼놓지 않는다. 세기의 대결로 불린 ‘이세돌 vs 알파고’ 이후, ‘최고 명문고는 알파고’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아 다닌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혁신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파괴적 영향력은 상상이상이다. 사회 전반에 불어 닥칠 변화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찍부터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인문학을 언급한 이가 있다. 작가 ‘고리들’이다. 고리들은 고영훈의 필명이다. 고구려의 들판, 선순환의 고리들을 뜻한다. 영어로 Core Riddle이다. 」
<전교 꼴찌, 서울대 가다!>, <두뇌사용설명서>, <인공지능과 창의성 뇌교육> 등에 이어 이번에는 <인공지능과 미래 인문학>이네요?
2015년부터 화가인 제가 미래를 대비하는 책을 쓸 내공이 되었다는 느낌에 ‘미래인문학’이라는 칼럼을 쓰기 시작했으며, 예술가로서 새로운 화두를 던지겠다는 의욕으로 인공지능을 주제로 2권의 책을 썼습니다.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은 인공지능 주제의 3번째 책입니다. 작년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자문위원으로 ‘4차 산업혁명혁명기 한국의 대응과 미래의 인류’를 발표하면서, 사물인터넷과 블록체인 혁명을 미리보기 하자는 생각으로 서둘러 출간했습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는데, 화가로서 활동보다 저술가로 더 활발한 느낌이 있습니다?
조각가 마놀로 위게는 “피카소에게 그림은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어요. 화가 피카소에게 그림이 지엽적인 것이라고 하니 의아해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알겠어요. 피카소에게 그림은 활동의 결과물이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저는 ‘삶을 삶답게 사는 것’을 추구하며 그런 추구가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은 그런 삶의 부분이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저는 가장 좋으니까 삶을 사람답게 살고 싶은 제 욕구가 어쩌다가 그림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작가 고리들은 1990년 서울대 미대에 입학했다. 추사 김정희의 “가슴에 만 권의 책이 있어야 글과 그림이 흘러 나온다”와 밀레의 “위대한 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위대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명언을 따랐다. 성공률이 낮은 예체능 분야에서 고수가 되기 위해 독서를 돌파구로 찾은 것이다. 하루 한 권을 도미노처럼 쓰러뜨리겠다는 각오로 25년을 살았다. 그렇게 그는 화가보다 독서가가 됐고, 저자가 됐다. 현재 직업을 나열하면 작가이자 화가, 발명가, 미래학자, 뇌 과학자, 칼럼니스트, 어원학자, 혁신교육 정책연구원, 로봇산업 자문위원 총 9개다. 독서를 통한 생존의 길 찾기에서 얻게 된 선물이다. 」
아무래도 미술을 전공했으니까 주변에서 화가로서 더 많은 활동을 기대할 것 같은데요?
우리 사회가 예술가를 프레임 안에서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예술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삶답게 살고자 애쓰는 것이 예술이다’고 생각합니다. '표현되는 모든 것이 예술'이라고 한 '마르셀 뒤샹'의 말처럼 예술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모두가 예술가입니다. 개개인이 사는 것처럼 살도록 하는 게 예술인데 현실적으로는 장애요소가 많죠. 이기심과 자본주의 구조 등등...그래서 예술 활동과 정치 활동이 분리될 수 없습니다.
작가 고리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예술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예술을 치유 목적으로, 예술가로서 ‘사회 조각’을 하고 싶습니다. 예술가는 소승적 예술가와 대승적 예술가가 있는데, 저는 사회 변혁을 꿈꾸는 대승적 예술가가 되기 위해 2004년부터 작은 실천을 하고 있어요. 보수 없이 대안학교 수업과 과외 봉사를 대전과 전주에서 하고 있죠. 초등학교 6학년 때, 제 장래희망이 자선사업가입니다. 이웃에게 베풀기 좋아하셨던 할머니와 어머니 영향이 큽니다.
「다독(多讀)과 다작(多作)을 한다고 그림을 게을리 한 것은 아니다. 1996년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고, 개인전과 그룹전 그리고 기획전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다. 고리들은 1년 전, 작업실을 전북 익산시 마동으로 옮겼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빚어진 변화지만 또 다른 인연을 만났다. 십시일반으로 그의 그림 작업을 후원하는 팬클럽(?)생긴 것이다.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든든하다. 다가오는 5월에 한문화갤러리에서 여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빅뱅부터 인공지능까지]란 주제로 우주와 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관망하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글 오숙영(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