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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우울증은 ‘단순한 마음의 감기가 아닙니다’ | 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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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382 | 2017-04-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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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나도 괜찮은 사람이야

 

패션 감각이 남다르다. 분홍색 와이셔츠와 넥타이, 자주색 바지가 조화롭다. 얼굴에 밴 웃음과 선한 인상 덕분이다. 여기에 구수한 전라도 억양이 정신분석가라는 직업의 긴장감을 녹여준다.

꽃 지고 잎 돋는 4월의 봄날, 효사랑가족요양병원 대공연장에서 행복이란 주제로 이무석정신분석연구소 이무석 대표의 강의가 있었다.

 

 

 

 

이 대표는 평소에 이만하면 나도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말하면서 자존감을 높여주어야 합니다.”라고 첫마디를 꺼냈다. “흔히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렇게 가벼운 게 아니에요. 오죽하면 우울증 환자들이 자살 하겠습니까. 불면증에 시달리고 심지어 정신분열증까지 걸립니다.”

 

그는 다양한 사례를 설명하면서 “40년 넘게 환자를 만나면서 스트레스가 정신병의 주원인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누구는 정신분열을 일으키고, 누구는 잘 극복합니다. 차이가 뭘까? 그래서 살펴보니 모든 게 열등감에서 시작 되는구나알았죠. 그러면 어떻게 치료할까 고민하면서 자존감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늘 자신을 들여다보고, 잘 돌보는 것이 행복의 열쇠입니다.”고 얘기한다.

 

자존감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30대 여성이 치료 두 달이 넘어가도 호전이 되지 않는 겁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숨겨진 무언가가 있죠. 그럴 때, 의사는 재촉하지 않고 계속 기다리는 것이 일인데...어느 날, 환자가 남편의 외도를 안 이후부터 지금까지 뇌리에 떠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하면서 흐느끼는 겁니다. 그리고는 남편과 바람난 여자는...흑흑...눈이 정말 클 거에요하고 펑펑 울더군요.” 이 대표는 그 여성은 어릴 때부터 작은 눈에 대한 열등감으로 자존감이 낮았던 것이죠. 그래서 남편 외도가 자신의 작은 눈 때문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이렇게 자존감 낮은 사람은 객관적 사실이 아닌 주관적 판단이 마음을 지배하니 불행하죠.”라고 덧붙인다.

 

마음에 고통을 주는 감정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열등감이다. 열등감은 자존감이 지나치게 낮을 때 생기는 것으로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 사람들은 자기 가치감자신감’, 이 두 가지로 자신을 평가한다. 자기 가치감은 난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가치 있는 사람이야라고 평가할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자기 가치감이 높으면 사람을 만날 때 마음이 편하고 즐겁다. 반대의 경우는 상대 눈치를 보느라 당당하지 못하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긴다. 그리고 자신감은 난 내게 맡겨진 일을 잘해낼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무석 대표는 자기 위로 기능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위로 기능이 강한 사람은 큰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도 절망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금방 일어난다. 반면 자기 비난 기능이 강한 사람이 있는데, 이런 자기 비난이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조건에 상관없이 자신을 좋아해 주고 인정받는 경험을 반복하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칭찬해주기가 효과적입니다.”라고 권장한다.

 

현실을 인정하는 것 또한 자존감을 높이는데 중요하다. 이 대표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 젊어서 이마가 벗겨진 그는 그게 몹시 부끄러웠다. 그래서 옆머리와 뒷머리를 길러 이마를 덮었다. 어느 날 문득, 정신과 의사로 환자들에게 현실을 인정하라 말 하면서 정작 자신은 벗겨진 이마라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벗겨진 이마를 그대로 노출하기로 마음먹었다. 쉽지 않았다. “이제는 바람 부는 언덕 위에서도 당당합니다. 하지만 처음엔 훤히 드러나니 수치심이...하지만 언덕이라는 것이 넘기 전에는 큰 일 같지만, 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무석 대표는 마음을 달래고 살피는 방법으로 몇 가지를 더 제안한다. 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인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스스로 격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이 많이 있었을 겁니다. 그걸 참아내고 여기까지 온 자신을 격려해주세요. 수고했다고 다독여 주세요.”

 

9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강연이었다. 흥미롭게 들은 이야기들을 지면에 다 풀어내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한 이무석 대표의 한 마디를 전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어.”

 

글 오숙영(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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