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환의 사진 에세이> 옴마니반메훔 | 문화
관리자 | 조회 2904 | 2017-05-04 16:13
날이면 날마다 다짐했건만
히말라야 품 안에서 신을 숭배하고 종교적 믿음으로 환생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티베트인들은 가장 높은 곳, 신들의 언덕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생활한다.
옴마니반메훔은 티베트 불교에서 보살을 소환하는 주문이다. 동트기 전부터 주문을 외며 티베트인들이 몰려드는 곳은 모두가 간절히 선망하는 성지 라싸이다. 이곳은 평생소원인 성지순례를 하기 위해 모인 티베트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척박한 땅에서 순수하게 살아가는 티베트인들의 모습과 오염되지 않은 하늘, 암드로쵸 호수 그리고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 대자연을 원 없이 마음껏 카메라에 담았다.
해발 5,200m인 에베레스트 전망대에서 절경에 취해 사진을 찍을 때였다. 두꺼운 장갑을 낀 채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가 불편했다. 답답한 마음에 장갑을 벗고 자유롭게 셔터를 눌렀다.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오른쪽이 이상했다. 이미 손가락 다섯 개가 얼음과자처럼 꽁꽁 얼어 있었다.
급기야 다섯째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더니 땡땡하게 부풀어 올랐다. 현지 진료소에서 임시 치료를 받고, 귀국한 후 3주간 병원을 다녀야 했다. 히말라야를 얕보다가 하마터면 손가락을 잃을 뻔 했다.
당시에 워낙 고생이 컸던지라 날마다 다짐했었다. 겨울에는 절대 티베트를 여행하지 않겠노라고! 하지만 곧 그 맹세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나는 다시 티베트를 가고 싶은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신께서 주신 오늘 하루를 선물이라 여기는 사람들 때문이다.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삶일지라도 진정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들 때문이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티베트 사람들의 순수한 모습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담아두고 싶기 때문이다.
기동환(마음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