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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246 | 2017-06-29 15:13
급하지 않다고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나요?
병원에 가면 차가운 청진기를 가슴에 댄다. 몸 속의 소리를 통해 사람의 건강을 체크한다. 몸은 그렇게 하나의 울림통이 되어 내 안의 상황을 의사에게 어릿광 부리듯 전달한다. 몸 구석구석 의사의 물음과 관심이 닿는다. 《검진아 고맙다》책의 표지는 그래서 더 눈에 들어온다
작은 청진기가 심장을 지나치면 사랑의 끈으로 연결된다. 그 연결선은 사람과 사람의 손을 맞잡으면서 온 몸 구석구석을 지나간다. 마치 "손에 손잡고 검진받으러~~~"란 노래라도 부르는 듯하다. 사람의 몸도 제각각이다. '몸 속의 장기도 어쩜 이렇게 새심하게 그렸나' 싶은게, 마치 한 사람도 놓치지 않고 욕도 달게 받으며 일해 온 작가님과 맞닿아 있다.
야시시함을 추구하는 나의 시선을 붙잡은 건...바로바로 '유방'씨~~~~. 그렇게 이어진 검진은 책날개의 웃는 얼굴로 이어진다. 검진을 통해 조기발견 했거나, 완치 혹은 완화 된 환자들이나 가족들의 웃는 얼굴로 보이기도 하지만 내 눈에 건강검진률 1위로 끌어올린 작가의 얼굴로 보인다.
이 책은 건강하고 단단한 한 명의 사람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굳건한 믿음과 사명을 지닌 작가를 보여주는 문구는 바로 "언행심일치"였다. 하여, 건강이야기를 전하는 책이라고 말하기 전에, 소명을 가진 그리고 그 소명을 행하는 한 사람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인간기행 에세이"란 느낌을 받았다.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은, 어떤 일에 열심히 매달려서 본인 스스로 생각해도 감동적인 눈물을 흘릴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다.
더불어 책을 통해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하나는 "세계 암 예방의 날"이 3월 21일 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고마운 마음으로 멋지게만 봤던 이 직업이 상상외로 감정노동이 심한 직업이란 것도 놀라웠다.
<건강검진기본법 1장 제4조 3항> 모든 국민은 건강검진을 통하여 질병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암을 제대로 알면 이기는 방법이 보입니다.'란 꼭지 제목은 '앎'이란 단어에 가 닿았다. "암이 앎을 끄집어 내었다." 독서력과 필력을 보여주는 작가의 감각에 감탄한다. '암'은 어쩌면 죽음의 순간을 마주하게 한다. 그때 비로소 나를 만나고, 가족을 사랑하고, 삶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앎은 결국 자신을 사랑할 때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 사랑은 건강한 신체에서 시작된다.
작성자 인문독서고전연구소 윤현주
[출처] 윤현주의 책이야기73. 《검진아 고맙다》/이선옥/더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