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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내 숨의 길이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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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233 | 2017-08-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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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숨의 길이가 바로 나의 삶의다.”

 

 

 

제주도에는 '해녀학교'가 있다. 학교는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가르치는 곳이니 해녀학교는 해녀들의 물질을 가르치는 곳일 것이다. 바다는 가르침의 장소이고 선생은 해녀일 것이다. 해녀학교에서 물질을 가르치지 전에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이 있다고 한다. '내 숨의 길이' 처음 학교에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숨을 어느 정도까지 참을 수 있는 지 숨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가르친다고 한다. 내 숨의 길이를 알게 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 지리산 아래 계곡에서 물놀이를 한 적이 있다. 친구들하고 바위 위에 올라가 아래로 뛰어 내리며 놀았다. 처음에는 바위에 올라 아래를 보니 아찔해서 뛰어내릴 용기가 나질 않았다. 친구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뛰어 내리서 별거 아니구나 하고 뛰어 내렸지만 물은 생각보다 깊었고 한참을 아래로 내려가도 바닥이 닿질 않았다. 초등학생 때였으니 그리 키도 크지 않았다. 계속 가라앉았고 숨은 차왔다. 다리를 악착같이 굴려 겨우 물 밖으로 나왔다. 그 때 그 긴숨을 잊지 못한다. 안도의 한숨과 긴장의 한숨. 어렴풋이나마 내 숨의 길이를 알게 되었다.

 

해녀는 물길을 잘 안다. 바다가 모두 똑같이 보이는데 어떻게 길을 아는지 모르겠다.

해녀의 물질은 쉽지 않다. 망망대해에 겨우 부유물하나 붙잡고 떠 있서 물질을 하는 것을 보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자맥질로 물속 깊이 들어가 조개 등을 캐어서나온다. 해녀의 자맥질을 보면 오리가 물속에서 자맥질 하며 노는 것이랑 비슷하다.

 

물질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필요하다. 깊은 바다 속을 들어가기 위해선 숨을 참아야 한다. 숨을 참을 줄 알아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물 속에 들어가지만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 적당한 시기에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다와 벗을 삼아야 한다. 바다와 벗해야 비로소 물길을 알 수가 있다.

 

해녀의 언어 중에 물숨있다고 한다. 바다 속 해녀들이 더 이상 숨을 참을 수 없을 때 마지막 한번을 더 참을 것인가, 물 밖으로 나갈 것인가를 가르는 마지막 숨.

"해녀들은 안다. 욕망에 사로잡히는 순간 바다는 무덤이 되고, 욕망을 다스리면 바다는 인생의 넉넉한 품이 된다는 것을. 그래서 오래된 해녀들은 딸에게 맨 먼저 물숨부터 피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한다. "욕심을 내지 말고 숨만큼만 따. 눈이 욕심이야. 욕심을 잘 다스려야 해.“

 

 

 

 

어느 해녀의 말이 울림이 있다. 내 숨이 1분인지, 5분인지 아는 것이 나를 아는 첫 걸음이다. 우리는 숨의 길이가 1분에서 5분까지 있다면 하면 누가 더 탁월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너무도 당연히 5분이라도 말할 것이다. 1분의 숨이 5분까지 더 쉬려고 하는 게 지금의 세상이다. 그 속에 경쟁이 있고 모든 무리들이 따른다. 1분의 숨이 나의 한계이고 바로 나이다. 그 속에서 지속적인 연마와 활용이 있다. 내 숨의 길이가 바로 나의 삶이다.

 

전주시평생학습관 오충렬

헬스케어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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