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독서를 명령하라.

많은 사람들은 꿈꾼다. 현재보다 더 나은 삶과 발전된 미래를 무의식속에서 소망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잠’에는 지금의 나보다 스무 살을 더 먹은 또 다른 내가 나타나 엄마를 구하라는 이야기를 하는 인상 깊은 장면이 나온다. 만약 나는 ‘20년 전으로 돌아가 젊었을 적의 나 자신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리고 꿈속의 나에게 말을 걸 수 있다면 나에게 무슨 말을 해줄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정말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또한 젊은 나에게 꼭 필요한 원칙 몇 가지를 분명하면서도 조용히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니 강하게 ‘명령’하고 싶다.

‘명령’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있다. 조금 강한 느낌을 갖다 보니, 상하관계나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또한 요즘 많이 쓰이는 ‘소통이나 융합’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명령이라는 단어와 함께 자연스럽게 ‘군대’가 떠오른다. 계급문화에나 잘 어울리고 적합한 단어 같다. 어린 아이들도 자신에게 명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한 단어인 ‘명령’을 내 인생에 적용할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2002년 9월부터 내 인생에 강한 명령 한 가지를 내렸다. 바로 ‘독서’를 명령한 것이었다. 변화하고 싶었고, 너무나 간절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기도 했다. 더 좋은 방법과 편한 것들에 눈을 돌려볼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독서’는 아무튼 해야 하는 일이라고 ‘명령’처럼 생각했다. 힘들었지만 하루에 한 쪽이라도 읽으려고 노력했고, 부득이한 일이 아니면 삶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16년을 책을 읽고 독서토론 모임에 참석하고 변화를 위해서 노력을 했다. 내 인생에 명령한 ‘독서’는 새로운 생각을 주었고, 다양한 것과 연결이 되었으며, 많은 도전과 성취를 만들어냈다. 강사가 되어서 원하는 곳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기도 하였으며, 필요한 곳에 명령으로 쌓이고 축적된 재능들을 기여하기도 한다. 가장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상상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고, 혼자 할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여행’이나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교육’ ‘취미활동’.…….등 다양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어떠한 순간에 생각의 전환이나 계기가 있어야 한다. 평소에 하지 않았던 것을 결심하고 실행할 때 비로소 변화는 일어난다. 변화가 어려운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안전지대가 있어서 현재를 버리고 변화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 변하고 싶다면? 결심만 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에게 ‘강하게 명령’해야 한다. ‘명령’은 자신에게 내려졌을 때 정말 큰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것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때로는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아무튼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하면서도 무조건적인 실행도 중요하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현재의 내가 언젠가 꿈속에서 바라던 그 방향의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20년 전으로 돌아가 젊은 날의 나를 다시 만나서 삶을 더 아름답게 하고 더 성장하게 하는 ‘명령’같은 조언을 한다면 나는 어떤 말을 할까? 그 어떤 것이어도 좋다. 하나 정도를 만들고 그것들을 지금부터 실천해본다면, 지금의 나는 20년 후의 또 다른 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

글 배움아카데미 대표 조석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