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취재>약보(藥補)다 식보(食補) | 건강
관리자 | 조회 2256 | 2017-11-03 14:12
질병도 치유도 음식에서
익산 낭산에 약선 요리 명가인 ‘초향정’이 있다. 약선 요리란, 동양의학을 바탕으로 원재료를 선택하고, 방제원리에 의해 배합, 과학적인 조리 방법을 응용하여 만든 건강 요리이다.
초향정은 낭산면에서 큰 길을 벗어나 꼬불꼬불한 논길을 500여 미터 이상 들어가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외길이라 도중에 마주 나오는 차를 만나면 애를 먹기도 한다. 오염과 공해를 벗어나서 신선한 식재료를 얻기 위해 일부러 외진 곳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좋은 선식으로 몸과 마음의 치유를 얻을 수 있다.
음식점 현관에 들어서면 효소를 담을 유리병들이 즐비하고 뒤뜰에는 효소를 담가놓은 항아리들로 가득하다. 대부분은 음식 재료를 발효시키기 위해서 사용한다. 모두 직접 채취하여 담아놓은 것들이다.
식사 전에 제공하는 물도 범상치 않다 12가지 약지를 넣어서 달인 물이라고 한다. 첫 번째 음식은 입맛을 돋우는 보리로 만든 단술이 나오고, 그것에 곁들일 새콤달콤하면서 쓴맛이 나는 냉채가 함께 나왔다. 두 번째는 오장육부를 다스릴 수 있도록 오방색의 야채, 홍어와 묵은 김치 그리고 삶은 돼지고기와 뽕잎과 새우젓이다. 세 번째는 으깬 자색감자와 양파, 오리고기, 닭다리가 나왔다. 네 번째는 잡채와 동태튀김, 들깨 탕이다.
품격 있는 식사에는 단연코 반주가 필요하다. 요청하자마자 각각의 사람의 체질에 맞는 약주를 가져왔다. 직접 담갔다는 술 한 잔을 마시니 온몸에 열이 확 번지면서 혈액순환이 왕성해져 손발 따뜻해진다. 마지막은 한 상이 푸짐한 식사다. 많이 먹어도 속이 불편하지 않다. 음식 궁합을 맞춰서 식단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추측컨대 과거 임금님이라도 아마 이런 식사를 못 했으리라 여겨진다. 지상의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내가 아는 모든 분을 이 황홀한 식탁에 초대하고 싶다.
음식으로 치유할 수 없는 질병은 의사의 의술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의학의 아버지이라 일컬어지는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이 약이 되게 하고 약이 음식이 되게 하라”고 말하였다. 먼저 오색이 있는 음식을 챙겨먹을 것을 권한다. 질 좋은 소금을 구입해서 간수를 제거하고 약간 간간하게 먹어서 신장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 좋다. 토마토는 하루에 1~2개씩 먹고, 찬물보다는 따뜻한 물을 섭취하여 적정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써야한다. 평소에 음식궁합을 고려하여 계획적으로 식단을 짜고 조화로운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무병장수의 첫걸음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음식이 으뜸이고 약물이 그 다음이다, 즉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다.
출처 ‘학생님’ 저자 기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