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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신분에는 귀천이 있다.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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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293 | 2017-11-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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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그 고귀한 신분에 관하여

 

 

 

 

'신분에 귀천이 없다 '는 말에는 어패가 있다. 신분에는 확실히 귀천이 있다. 고귀한 신분이란 부와 권세의 유무보다는 명예와 관계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가 부여한 신분에 앞서 하늘이 부여한 신분을 갖고 있다. 남편과 아내는 고귀한 신분이다. 일단 두 사람이 사랑해서 얻게 된 신분이기에 고귀하다. 세상에 많고 많은 남자와 여자 중에 부부의 인연을 맺기까지 사랑했으니 귀한 것이다. 또한 그 신분은 하늘이 부여해 주고 온 세상이 증인을 서 줌으로써 '부부'라는 유일한 관계가 성립되어 생긴 신분이기 때문에 명예로운 신분이다.

 

젊었을 땐 쉽게 결혼하고 이혼하는 서구적인(지금은 우리나라의 현실이지만) 결혼 문화의 가벼움을 현대적이고 쿨한 라이프스타일로 생각한 적도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만해도 가끔은 사오십 년 사는 결혼생활을 한 번의 연습 없이 실전에 임해야하는 것은 참 잔인한 일이라고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래서 요즘 세대 젊은이들이 일단은 살아보고 결혼을 할지말지를 결정하는 '계약결혼'이라는 걸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세대 차이를 느끼면서도 이것이 더 나은 삶의 방식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데 결혼 생활을 20년 이상 지속하고 난 요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긴 세월동안 오직 한 사람하고만 사랑하고 함께 아이들을 낳아 기르면서 가정을 일구어 나가는 일은 단순한 애정관계를 넘어서서 범접해서는 안 되는 어떤 신성함이 깃들어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글의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부 또는 부모의 신분은 하늘이 내려주신 고귀한 신분이라는 인식이 내면에 깊이 자리하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이와 같은 인식의 전환은 부부간의 신의를 목숨처럼 소중히 알고 아내 혹은 남편으로써의 고귀한 신분의 명예를 지키고자 하는 삶의 태도를 견지하도록 해 주는 '축복'이다.

 

'아버지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가정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환경이자 최상의 가정교육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알면서도 실천하기 힘든 것이 부부사랑이다.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에 사소한 실수나 단점들까지 자주 보게 되고 서로를 힘들어 하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사이좋게 지내라.' 훈육하면서 정작 부모는 자주 싸운다. 그러니 자녀의 부모에 대한 신뢰와 존경은 기대할 수 없고 아이들은 겉돌고 부부관계는 대화가 메마르고 가정은 황폐해져 간다.

 

부부관계는 화분에 식물을 기르는 것과 같다. 자주 들여다보고 잎사귀에 먼지도 닦아주고 때마다 시들지 않도록 물도 주고 햇빛과 신선한 공기가 적절하게 공급될 때 식물이 건강하고 예쁘게 자란다. 부부관계도 자주 쳐다보고 눈을 마주치며 웃어주고 시시콜콜 사소한 일이라도 많이 대화하고 사랑해야 건강한 가정을 일구어 나갈 수 있고, 그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다시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해 나갈 확률이 높다.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소설가 김홍신씨가 13년 전에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내가 그리워서 어느 날 문득 아내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이 전화는 없는 번호이니...'라는 멘트가 나와서 너무나 슬퍼서 한참을 울었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먹먹했었다. 문득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라는 대중가요가 떠오른다. 단 한 번 주어진 생애, '남편''아내'라는 고귀한 신분으로 한 평생을 함께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인연이고 축복인가,

 

굳이 '계약결혼'을 하지 않아도 원래 결혼 자체가 신성한 계약관계이기 때문에 사는 내내 행복해지는 연습기간이라고 생각하면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행복해 질 수 있다. 인생사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감정이라는 것은 내 생각과 마음이 지어낸 허상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잘 사용해야한다. 올바르게 생각하면 건전한 감정이 뒤따라온다. 내 인생의 답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인생 참 짧다. 중년이후의 시간은 더욱 빨리 지나간다. 하루하루가 마지막 날인 듯 그렇게 절실한 심정으로 살아본 사람은 오늘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를 안다. 애정위에 우정과 신뢰, 동지애까지 더해져 세상에서 가장 견고하고 돈독한 관계가 될 수 있는 것은 부부뿐이다. 이왕 같이 살 거면 원 없이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남는 장사다. 그러니까 '있을 때 잘 하자.'

 

글 이상희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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