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취재>대한민국 술 박물관 | 문화
관리자 | 조회 2181 | 2017-12-07 17:20
‘한 잔의 술은 재판관보다 더 빨리 분쟁을 해결해 준다.’
지난 가을, 어느 흐린 오후에 '놀자'양에게 같이 놀자는 반가운 전화가 왔다. 둘이서 의기투합하여 찾아간 곳은 전주시 외곽 구이 저수지 옆에 자리한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이다.
멀리 입구가 보이는 지점, 수확을 기다리는 황금 빛 들녁이 평화롭다. 입구로 들어가는 데 차창에 빗방울이 뿌린다. 입구에 다다르니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이라고 써있는 멋스러운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앞 뜰에 핀 붉은 맨드라미, 빛깔이 참 곱다. 정원 한 가운데 자리한 두 촌부가 정겹게 술잔을 기울이는 형상의 돌조각상도 인상적이다. 마치 방문객에게 "어서오시게 내 잔 한 잔 받으시게나“ 하며 반기는 것 같다. 표주박 모양으로 만들어진 포토 죤에 앉아서 인증 샷을 찍었는데 전신이 술병에 들어가 앉아 있는 모양이다. 사진에 ‘여인 주’라 이름을 붙이고는 혼자서 웃어댔다.
건물 오른쪽 마당엔 쳐다만 봐도 취할 것 같은 술 항아리가 족히 200여개는 줄지어 있었다. 술통을 두드려 술맛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소리가 맑고 길면 좋은 술이고 소리가 탁하고 답답하면 좋지 않은 술이다. 소리가 없으면 안 익은 술이다. 또 술의 익고 안 익고는 촛불과 성냥불을 독안에서 켜보면 알 수 있는데 잘 익었으면 불이 꺼진다고 한다.
지역 박물관 이름 앞에 '전라북도'도 아니고 '대한민국' 명칭을 거창하게 붙인 것이 다소 과장된 거 아닌가 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선 첫 인상은 감탄이었다. 1층에 수백여 종류의 술 시음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는데 입장료를 이천원 내면 관람 마친 후 3종류의 술을 시음 할 수 있었다. 과일주를 마셔 보았는데 술맛이 깨끗하고 달았다.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2층 전시관으로 올라갔다. 둘러보는 내내 공간인테리어가 세련미 넘치고 테마별로 조성된 각각의 공간과 건물 자체의 디자인이 참 멋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계단 측면에 쓰여 있는 술에 관한 문구들에 공감되면서 계단을 오르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특히 ‘ 한 잔의 술은 재판관보다 분쟁을 더 빨리 해결한다.”는 문구에 고개가 끄덕거려 졌다. 2층에는 테마별로 11개의 공간이 꾸며져 있었다. 한 구역을 돌아 나갈 때 마다 기대이상의 장면이 새롭게 펼쳐지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 채 관람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은 술에 관한 모든 것이 총 망라되어 있는 명실공이 대한민국 최고의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전주를 관광하는 여행객이라면 꼭 한 번 들러 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