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리뷰 네비게이션

의학

본문내용

목록

제목

문화>취재>전주근교 이색 카페 탐방 | 문화

  • 미투데이
  • 싸이월드 공감
  • 네이버
  • 구글

관리자 | 조회 2516 | 2018-02-02 10:12

본문 내용

색장정미소에서 보낸 어느 겨울 오후

 

 

간만에 날이 좀 풀려서 겨울 오후의 햇살이 따사로웠던 지난 화요일 최근 전주의 핫 명소로 떠오른 색장동의 색장정미소에 다녀왔다. ‘색장정미소라는 예쁜 이름이 줄곧 잊혀지지 않아서 일과 중에 잠시 시간을 내어 찾아갔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남원가는 방향 약수터 지나 2~3분 더 가면 길가에 낡은 색장정미소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육안으로 보기에 한 100년은 되어 보일 만큼 오래돼 보인다.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갤러리에 흑백사진을 전시해 놓았다. 대부분 옛 생활모습이 고스란히 엿보이는 소박한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웃음을 자아낸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밖에서 보기와 달리 내부공간이 널찍하다. 천장이 높아서 실제 면적보다 더 넓게 느껴지는 것 같다. 수리하는데 만 꼬박 3년이 걸렸다고 한다. 천정 서까래로 사용한 나무들도 새 나무가 아니라 고가(古家)를 해체하여 가져다 사용한 나무들이어서 옛 가옥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까페 안 곳곳에 오래된 고가구와 옛날 전축 재봉틀 그릇 등 고생활용품들을 수집하여 빼곡하게 진열해 놓고 있어 볼거리가 가득하다. 1층 카페를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폐교 건물에서 가져온 학교 유리창이 나무 서까레 지붕과 조화를 이루며 마치 시간을 되돌린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3층 다락방은 좁은 공간이지만 별로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오붓한 공간이었다.

 

 

색장정미소 바로 옆에 역시 낡을 대로 낡아서 더 이상 낡아질 수 없는 건물은 애기똥풀미술학교로 사용되고 있었다. 주중에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미술 강의도 하고 작품도 만드는 작업실 겸 학교라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벽면에 나있는 창문 위에 그림을 그려서 만든 커튼이 예쁘게 걸려 있고, 그 아래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창밖풍경에 잠시 시선이 머문다. 어느 대가 집 대문이었음직한 나무 책상도 방문자의 눈길을 끈다오랜 손때 묻은 흔적에서 긴긴 세월의 숨결이 느껴진다. 곳곳이 패이고 흠집투성이이지만 아직도 책상으로 당당하게 제 몫을 해내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다. 새 것 보다는 오래된 것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충족감으로, 나이 들수록 이런 느낌이 자꾸만 좋아진다. 애기똥풀미술학교는 오랫동안 마음에만 품고 있던 그림그리기를 이제 정말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미술학교건물에 잇댄 딱 방 한 칸짜리 빨간 함석지붕 오막살이는 구들장 온돌방인 다()방이다. 천정이 유리로 되어 있어 일명 '하늘 보는 방'이라고 한다. 바로 옆에 부엌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방을 데우는 황토찜질방도 있다. 따끈한 차로 몸을 훈훈하게 한 다음 찜질방에서 한 시간만 푹 쉬어도 피로가 말끔히 가실 것 같다.

 

 

미술학교까지 다 구경하고 다시 카페로 들어와서 쌍화차를 시켰다. ,대추,잣 등등의 내용물이 그득해서 계속 스푼으로 떠먹어야 했다. 수제주물난로에서 구워낸 가래떡을 곁들여서 먹으니 한 끼 요기로 충분하다.

      

전주 색장정미소, 이름만큼 예쁘고 특색 있는 카페이다. 주위에 600여종의 야생화도 심어서 봄과 여름에는 더욱 예쁜 풍경이 된다고 하니 꽃피는 봄이 오면 다시 한 번 방문해야겠다.

 

글 이상희  헬스케어수석기자

 

  • 미투데이
  • 싸이월드 공감
  • 네이버
  • 구글
목록

리뷰 네비게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