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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1973 | 2018-02-07 13:37
인공지능과 중용의 천명지위성
안정적 직장 뿐 아니라 프리랜서 일까지 줄어드는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과 투자는 언뜻 위험해 보이는 그냥 잘 노는 전략을 써야 가장 안전하다. 즉 ‘하면 된다’가 아니라 ‘되면 한다’로 전략을 바꾸는 것이다. 유치원에서처럼 놀다가 구글을 창업했다는 ‘래리 페이지’의 말처럼 억지로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인공지능 로봇의 일이 되고 놀 듯 그냥 잘 되는 일을 해야 성공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젠 아이들도 어른들도 놀다가 성공하는 시대이다. 세상에서 가장 잘 되는 기업과 학교의 구성원들은 회사와 교실을 놀이터처럼 생각한다. 사실 아이들은 오리 알을 이틀이나 품는 황당한 시도를 하다가 발명왕이 된 ‘에디슨’처럼 공교육 제도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기 관심분야에서 자기주도적으로 탐구를 하면 자기 장점에 집중하여 특기를 살리는 고수가 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자기가 관심이 가는 것에만 몰입하려는 성향은 11세부터 지속된다. 10세 경에는 탐색을 하는 놀이행동기가 끝나고 이후에는 자기 진로를 찾는 본능에 빠진다. 그런데 지금의 공교육은 국영수사과 보편교육으로 아이들의 직감능력과 경험 중심의 암묵지를 죽이면서 정보 중심 교육을 한다. 미래에 인공지능에게 직업을 빼앗길 준비를 많은 돈을 들이면서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기 장점이 매장된 광산인 심리적 동굴에서 몰입능력을 길러야 하는 이유는 공부가 가진 최대의 리스크를 극복할 기반이 동굴의 몰입이기 때문이다. 더 깊은 몰입이 아닌 보편적 커리큘럼은 이제 인공지능의 몫이다. 물론 아직도 동굴의 깊이와 광장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광장의 협력은 점차 빅데이터를 다루는 AGI의 몫이 되어가고 있다.
공부리스크는 교육에 투자를 하지만 취업률이 낮아지고 유능한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공부를 써먹을 일이 사라지는 현상이다. 미국에서는 부유층의 자녀들은 좋은 직장을 유지하는데 중산층 이하의 자녀들은 실직하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으며 이제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되고 있다. 부유층 자녀들은 단순히 학교공부만을 하지 않는다. 문화예술과 여행을 많이 하며 풍부한 돈으로 어려서부터 독특한 취미를 개발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일찍 뭔가에 몰입하여서 솔성을 통해 성덕이 된 아이들이 많다. 바로 그런 몰입의 결과 부유층 자녀들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보편적 공교육으로는 발현될 수 없는 독창성을 표현할 수 있으며 게다가 부모의 자본을 이용하므로 매우 높은 실질적 창조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렇게 잘 되는 집안과 나라는 문화적 자산이 계속 좋아지게 된다.
가까운 미래에는 과거에 교실에서 공부에 대한 노력만 했음을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2024년이면 누구나 지구의 다면적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오히려 학창시절을 원망할 공부리스크에 빠지게 되는 공부의 신들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이 지식노동의 중심부에서 급속히 세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자기 천명을 솔성하며 생기는 취미가 직업이 되지 않으면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 때문에 이 순간부터 특정 분야를 즐기며 몰입하는 ‘락지자樂之者 인재’를 키운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락지자가 중용의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이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은 어떻게 그리 오래전부터 뭔가 즐기는 자가 가장 유능한 고수가 된다는 것을 알았을까? 고전은 당시 그 시대를 새롭게 했기에 고전이 되었다. 마치 미술의 역사에서 인상파가 등장했고 ‘세잔’의 그림이 비싼 고전이 된 것처럼 공자도 그 시대의 혁신가다.
중용은 인간들의 품성을 바탕으로 생기는 혁신의 근본적 원리에 대해 본질적으로 숙고한 책이다. 그래서 중용은 AGI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고전이다. 중용이 옛 성현을 찬양하는 용비어천가 풍의 느낌도 있지만 필자는 중용에서 인공지능 시대를 예견하고 준비한 비결서이자 예언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중용 첫 구절인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은 빅데이터를 주무르는 인공지능이 지구를 점령해가는 시대의 인간에게 가장 절박한 화두가 되었다. 중용 서문(중용 읽는 법)의 끝에 천하를 평화롭게 하는 기초가 된다(천하평저사天下平底事)는 말이 나온다.
고리들 씀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