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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취재>꿈꾸는 여행자 5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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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1986 | 2018-03-0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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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 경주의 잊지 못할 야경

 

2018.1.1.무술년 새 해 첫 날, 새 해 해맞이를 하면서 묵은해를 청산하고 새 희망의 기운을 가득 받고 싶은 마음에서 생애 처음으로 '나 홀로 여행'이라는 큰 용기를 냈다. 새 해 일출을 간절히 보고 싶었는데 가족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하지만 새해 첫 날을 집에서 그냥 보내기 너무 아까웠다. 무작정 가방을 챙겨서 경주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경주에 도착하니 5시가 좀 넘었다. 터미널 앞에서 불국사 가는 시내버스를 탔다. 경주의 첫 인상은 불국사 가는 길 좌우 양옆으로 즐비한 호텔에서 느껴지는 깨끗하고 고급스런 이미지로 다가왔다. 불국사에 도착하니 관람시간이 이미 종료되었다. 마음이 들떠서 사전에 관람시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온 것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되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곧장 첨성대로 향했다. 천 년 고도의 하늘에는 휘영청 밝은 만월이 따라오며 외로운 여행객의 길동무라도 되어 주려는 듯 가는 길을 비춰 주었다. 큰 길을 따라 한참 걷다가 첨성대가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리니 저 멀리서 분홍색 불빛이 비치는 첨성대가 장난감처럼 조그맣게 눈에 들어왔다. 점점 다가 갈수록 크고 환하게 다가온다. 가까이서 보니 참 단아하고 아름답다. 천년 세월을 말없이 한 자리에서 서서 제 소명을 묵묵히 다하고 있는 모습에서 역사의 숨결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져 온다.

 

 

 

   첨성대를 둘러 본 다음,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동궁과 월지(안압지)로 향했다. 동궁과 월지는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정원이다. 문무왕이 삼국통일을 기념하여 경주시 인왕동에 신라 왕궁의 별궁으로 동궁을 창건(674)하였다. 발굴조사결과 26개소의 주 건물터와 회랑터가 확인되었는데 3개의 건물을 현재의 모습으로 재현하였다고 한다. 안압지라는 명칭이 더 익숙한데 1980년에 발굴된 토기에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의 월지라는 원명이 새겨져 있는 것이 발견되어 동궁과 월지로 표기되고 있다

 

 

 

     동궁과 월지 매표소 앞에는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야경을 보러 나온 인파로 꽤나 붐볐다. 매표소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어두운 주변을 배경삼아 눈부시게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이 보인다. 휘황한 불빛에 드러난 지붕의 우아한 곡선에서 고풍스러운 건축미가 물씬 풍긴다.

동국과 월지에서 백미로 손꼽히는 경치는 안압지 주변경관이다. 황금 빛 조명이 비추는 건축물이 연못에 반영된 경치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혼자 보기 아깝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때를 위해 있는 말. 진짜 혼자 보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원래 계획은 불국사 근처 유스호스텔에서 일박하고 석굴암 일출을 보는 거였는데 나 홀로 여행이라 막상 일박을 하려니 난생 처음인지라 엄두가 나질 않았다. 아쉽지만 여기서 용감한(?) 혼여행의 막을 내렸다. 요즘엔 혼자 여행을 즐기는 '혼여행족'이 많이 있지만 내 경우는 혼자 보다는 둘이 혹은 여럿이 함께 하는 여행을 선호한다. 그러나 해보니 혼여행도 나름 재미있고 스릴이 있어 좋다. 순수한 나 자신을 대면하고 사귀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글 수석기자 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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