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취재> 2018 덕진 공원 연꽃의 향연 | 문화
관리자 | 조회 2059 | 2018-07-26 19:45
뜨거운 태양아래 더욱 진한 향기와 고운 빛깔로 피어나다.
연일연야 폭염주의보를 넘어선 폭염경보가 계속 되고 있다. 예년에 비하여 폭염으로 온열환자가 급증하고 있고,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목숨마저 잃는 사례도 자주 발생하여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신이 만드신 자연만물 중 유독 인간만이 환경에 취약한 것 같다. 길가의 여린 풀잎들이 종일토록 작렬하는 태양빛 아래 의연하게 생명력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 경이롭다. 인간에게는 치명적인 한 여름의 뜨거운 햇빛 아래서도 여름 꽃들은 더욱 진한 향기를 품고 화사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피어난다. 그 중에 최고는 꽃중에 군자인 연꽃이다.
지난주 일요일 밤, 연꽃축제 취재차 덕진공원을 찾았다. 연못가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연꽃축제 하이라이트인 노래자랑이 한창이었다. 저녁을 먹고 한 참 지난 늦은 시간임에도 무대주위에는 수 백 명의 인파가 몰려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의 노래실력이 깜짝 놀랄 만큼 출중하였다. 출연자들의 노래가 끝날 때마다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연화교 오른편 연못가운데서는 오색찬란한 분수가 뿜어져 나와 여름밤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축제 분위기를 돋우었다.
노래자랑을 한 참 보다가 차도 마시고 더위도 식힐 겸 연못가운데 있는 2층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시원한 레몬차를 시켜서 마셨다. 잔잔한 수면위로 오색의 조명이 비취는 연못의 밤경치가 아름다웠다. 귀가길에는 새로 조성된 예쁜 산책길로 왔다. 덕진공원에서 덕진광장 뒤편 전북대학교 후문으로 이어지는 '무장애나눔길'이다. 은은한 가로등 조명이 비취는 밤길을 걸으니 운치 있고 낭만적이었다.
지난 주말 밤, 캄캄하여 연꽃이 만개한 모습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이틀이 지난 후에 다시 덕진 공원을 찾았다. 아침햇살에 한껏 활짝 피어나 장관을 이룬 연꽃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탄성을 자아낸다. 전국적으로 연꽃 군락지가 많이 있지만 덕진공원 연꽃은 그 모양과 빛깔과 향기에 있어 단연 으뜸이라고 자부 할만하다.
태양빛이 강할수록 더욱 진한 향기와 아름다운 빛깔로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생명의 강인함에 신비감과 경외감이 느껴졌다. 누가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였는가.
종일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 아래서도 꿋꿋하게 피어나 고운 모습으로 향기를 발하는 한 송이 꽃보다 더 연약한 존재는 아닐런지....
자연은 언제나 우리에게 겸허함을 일깨워주는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