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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040 | 2018-09-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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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적 마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올 겨울방학 때 교토, 오사카를 다녀온 아들의 여행 때문이다. 일본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고등학생 아들은 친구 셋과 45일 일정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소감을 묻는 나에게 일본이 얼마나 자유로운 분위기인지 일본 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한지 감동했다는 듯 이야기했다. 그 때 충격적인 한마디, “다시 태어나면 일본에서 태어나고 싶을 정도예요!” 나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보이는 게 다는 아니야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녀석이 ~ <국화와 칼>?”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일본 사람들이 왜 그렇게 친절한지, 너무나 자유로워보지만 얼마나 왕따가 심한지 꼬집어 말해주고 싶었다. ‘어떻게 꼬집지?’

 

그 때, 이 책을 만났다. <일본적 마음>1996년부터 2009년까지 13년간 와세다 대학 객원교수로 재직했던 김응교 교수가 쓴 일본에 관한 인문 에세이이다. <국화와 칼>은 종전 후 일본인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인의 시각에서 일본문화에 대해서 쓴 책이다. 반면에 <일본적 마음>은 한국인이 궁금해 하는 일본인에 대해서 예술, 독서, 사무라이, 야스쿠니 등 4개의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다.

 

1, 예술에서는 와비사비의 미학, 풍속화 우키요에, 산쟈 마쓰리 등을 다루고 있다. 인상 깊은 부분은 마쓰리(축제)의 집단성과 전체주의를 연결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가나자와시의 백만석 축제에 두 번 참여했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원이 참여하여 즐기는 원동력이 궁금했다. 집단주의에 합일되면서 보이지 않는 단단한 끈으로 묶여있는 축제이다. 자신들의 울타리를 벗어나면 무시무시한 차별이 있는 제국주의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2, 독서에 하루키 문학에 대한 해설이 와 닿았다. 저자는 하루키 문학을 전공투 학생운동의 패배와 움진리교를 경험하며 전체주의를 느낀 작가의 위로(치유)라고 설명한다. 돌아보면 우리 역시 치열했던 80년대를 경험하며 하루키 문학에 열광한 것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3, 사무라이는 사쿠라를 보며 죽음을 떠올리는 일본인의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 한 사람의 자결로 뒤에 남은 식구의 안정이 보장되고 가문이 빛나는 전국시대부터 흔히 있는 일이다. 일본 영화나 소설에는 늘 죽음이 있다. 그것도 항상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 것은 종교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일본은 모두가 신이다. 조상도 모두 신이 되어 집에서 함께 산다. 그리고 죽음으로 끝나기에 아무 미련이 없다. 부활이나 환생이 없다.

 

4,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소개한다. 야스쿠니가 평화로운 국가라는 뜻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아름답게 미화된 죽음, 큰 것을 위해서는 희생해도 된다는 생각이 죽음을 영광으로 만드는 야스쿠니에 집중되어 있다. 이 사상이 무서운 것이다. 집단주의, 체념, 부끄러움과 수치, 죽음의 미화 등 파편적으로 존재하는 일본의 문화는 야스쿠니 신사라는 깔때기를 통해 천황제로 이어진다.

 

저자는 후카쿠 36경 중 가나가와 앞바다의 파도의 그림으로 일본과 일본인을 설명하고 있다. 거대한 파도와 같은 전체주의, 고립된 섬나라, 지진과 해일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납작 엎드린 조각배의 사공들 같다. 그래서 속마음을 보이지 않고, 너무나 친절하고,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일본에 대해서 싫은 감정 때문에 면밀하게 살펴보지 않고 표면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을 이젠 좀 더 냉철하게 관찰하고 점검하려는 노력을 해야 겠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적어도 제대로 알고 판단하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모든 일본 사람들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본을 정확히 알고, 양심적인 일본인들과 연대하여 다시는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고 진정한 평화가 아시아에 지속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구 성 은 (전주평생학습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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