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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125 | 2018-10-05 17:08
서천국립생태원과 무창포 대하 전어 축제
지난 주말 무창포 대하 전어축제에 가려고 장거리 여행길에 올랐다. 내 기준으로 자동차로 시간 반 이상 걸리면 장거리이다. 지나가는 길에 서천국립생태원에 들러서 한 바퀴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가을 햇살이 제법 따가워서 입구에서 전기차를 타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기다리는 줄이 길어서 걸어갔다.
중간에 방문자 센터에 들러서 사진도 찍고 일층 까페에서 차도 한잔 하면서 잠시 쉬어갔다. 방문객센터 2층 복도는 전체가 LED 조명등으로 꾸며진 터널이었다. 시시각각 다른 빛깔로 점등되는 불빛에 마음까지 밝아지는 느낌이다.
아래층 벽면에는 대형 스크린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어 숲속 생태영상물을 보여주고 있다. 화면의 동물을 손으로 터치하면 말 풍선에 동물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글과 목소리가 나온다. 재밌어서 어린아이처럼 자꾸 터치해 보았다. 화면의 숲과 동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이메일로 전송할 수도 있다.
생태관에 도착하여 2층 식당에서 일단 점심부터 해결하고 전시관 투어에 나섰다. 생태전시관에는 온대관, 열대관, 극지관, 사막관 등 촌 4개 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열대관은 규모가 제일 크고 신기한 식물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높다란 천정에서 공중에 길게 뿌리를 드리우고 자라고 있는 식물이 무척 신기했다. 돌아올 때는 전시관 후문으로 와서 전기차를 기다렸다가 타고 나왔다.
서천을 출발한지 30여 분만에 무창포에 도착하였다. 오후 두 시경에 도착하였는데 오전에 물이 빠져 바닷길이 잠깐 열렸었다가 벌써 물이 많이 들어와서 아쉽게도 ‘신비의 바닷길’ 체험은 하지 못하였다. 다음엔 사전에 물 때를 검색하고 와야겠다. 저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차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 6시쯤 무창포 타워로 올라가서 일몰을 기다렸다. 한 순간 해가 붉은빛으로 환하게 타오르더니 시시각각으로 금새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서해의 노을빛은 언제 어디서 봐도 너무나 곱고 아름다워서 감동이다.
저녁으로 전어무침, 전어구이, 대하구이를 세트메뉴로 시켜 먹었다. 전어구이는 살이 무척 고소하고 부드러워 감칠맛이 있었고 대하도 제철이어서 크고 실했다. 전어무침은 야채가 양념에 너무 절여져서 아삭한 식감이 없어서 별로였다. 산지여서 저렴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시중가격보다 더 비싼 것 점이 아쉬웠다.
여행지에서 음식을 사먹으면서 항상 느끼게 되는 것은 가격대비 가성비가 썩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한 번 왔다가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 그럴 것이다. 그래서 축제나 유명관광지에 가도 음식은 시내로 들어와서 사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오늘 하루 재미난 관람에 서해의 일몰도 감상하고, 제철이어서 한창 맛이 좋은 전어와 대하까지 먹었으니 최고의 여행이었다.
여행도 중독이다. 이만큼 중독성 강한 놀이를 알지 못한다. 세상의 끝까지 다 가본다 한들 이 여행의 욕구가 다 충족될까 싶다. 인간의 본성 안에 창조주께서 여행 DNA를 심어놔서 그런가보다. 이 세상 자체가 여행지이고 우리네 삶이 여행이기에 우리는 이 땅에서 여행자로 살아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여행의 목적지는 언제나 출발지이다. 결국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돌아올 곳이 없는 여행자의 여행은 왠지 서글프고 허무할 것 같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