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취재>2018 전주세계소리축제 | 문화
관리자 | 조회 2137 | 2018-10-12 11:39
국내외 음악가들의 협업 무대,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10월 3일부터 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펼쳐진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닷새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개막 세째 날부터 거세어진 태풍의 영향으로 5일과 6일 저녁까지 대규모 야외무대의 공연이 전면 취소되는 가운데서도 주최측의 발 빠른 대응으로 개막공연 '소리판타지'를 비롯해 6개 분야에서 150여개 공연이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개막공연 ‘소리 판타지’는 6개 나라 80여 명의 국내외 음악가들이 즉흥에 가까운 집단 시나위를 연출하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국내외 실력 있는 음악가들의 독주와 합주의 아름다운 하모니로 완성도 높은 환상의 무대를 선보였다.
토요일 오후 태풍이 잠잠해질 즈음 다시 소리문화 전당을 찾았다. 연지홀 앞마당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다트 맞추기 게임을 해서 선물을 나누어주는 행사가 한창이다. 한 켠에서는 손목에 방문기념 글씨도 새겨주고 있다. 축제 본부는 ‘소리 이벤트’ 팀을 운영하여 각종 이벤트와 경품행사, 게릴라 플래쉬몹 등으로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 내었다.
연지홀 앞 광장 리듬&플레이존에서 관객들이 함께 하는 신나는 북연주가 이루어지고 있다. 보고 듣기만 하는 축제가 아닌 직접 참여하는 축제라서 재미있다. 아이들을 배려한 프로그램이 많아서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은 전주 세계소리축제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공연 및 악기체험, 판소리체험전시 등 ‘어린이소리축제’를 강화하여 다음 세대의 전통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주었다. ‘찾아가는 소리축제’는 14개 시군 초중고교에서 펼쳐져 청소년들에게 세계각국의 다양한 음악과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였다.
연지홀에서 국악 공연이 있어서 한 시간 정도 관람하였다. 연봉 김일구 선생께서 직접 국악 외길 인생 70년을 관객과 공유하면서 판소리와 악기를 연주 하는 공연이었다. 선생의 공연 막간에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명 국악인 제자들의 순서가 들어 있어서 다채로운 국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국악분야에서 선생이 자치하는 무게감이 어느 정도인지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술에서 한 분야의 대가가 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연봉 김일구 선생은 판소리 아쟁 거문고 등 3개 분야의 대가라니 놀랍다. 공연을 보고 나오니 어느덧 하늘이 석양으로 곱게 물들어 가고 있다.
연지홀 앞 리듬&플레이존에서는 좀 전의 북연주가 끝나고 이어서 남미풍의 이국적인 연주가 한창이다. 경쾌하고 흥겨운 리듬에 저절로 고개를 까딱거리며 어깨가 들썩였다.
야외 대광장으로 내려가니 한국, 몽골, 우즈베키스탄의 젊은이들이 우리 국악과 각자 자기나라의 음악을 퓨전으로 연주하는 이색적인 공연을 하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문화동반자사업으로 진행하는 ‘2018 아시아소리프로젝트’ 공연이다.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음악가들이 석 달여 간 국내 아티스트와의 협동 작업으로 만들어낸 창작음악이라고 한다. 판소리 가락에 몽골의 전통소리와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의 악기소리가 신기하게도 하모니를 이루어 매우 참신하게 들렸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각 민족 음악과 성악, 판소리 등의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킨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정형의 틀을 탈피하여 지역 음악가와 해외 음악가들의 협업무대를 기획, 미래지향적인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였다는 평이다.
이제 전주 세계 소리 축제는 여타 소리축제와 확연히 차별화된 면모를 보이며, 영국 에든버러 축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 하였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