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취재>경주여행 첨성대 핑크뮬리와 동궁과 월지 | 문화
관리자 | 조회 2289 | 2018-11-01 17:18
언제라도 다시 찾고 싶은 도시 경주
시월 초 연휴기간에 야심차게 2박3일간의 여행일정을 잡았다. 하동, 경주, 안동일대를 돌아볼 계획으로 출발한 첫 날, 하동토지세트장과 화계장터를 돌아본 후 오후 4시경에 경주 첨성대를 향해 출발했다. 같은 경상남도권이지만 하동은 전라도 접경지역이고 경주는 동해안에 접해 있어 200여 킬로미터 이상 장거리 여행이다.
경주에 도착하니 7시가 넘었다. 보문관광단지 가는 방향에 ‘고색창연’ 이란 떡갈비 집이 보여 들어갔다. 김치전과 양념게장이 맛있다. 된장찌개 맛도 합격이다. 떡갈비는 돼지고기, 쇠고기 반반으로 시켰는데 가격대비 대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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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후 보문관광단지 근처 호텔에 여장을 풀고 첨성대 야경을 보러 갔다. 야간이라 핑크몰리는 볼 수 없어서 다음 날 다시 찾기로 하고 계림 숲 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멀리 휘황한 불빛에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최근 복원공사를 마친 월정교 교각이다. 반대편 출구는 아직 개방이 안돼서 강 건너편까지 갈 수 없었지만 강변의 야경이 아름다워서 섭섭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불국사를 찾았다. 서쪽 후문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가슴 속 까지 깨끗하게 씻겨주는 것 같다. 정신이 한결 맑아지는 느낌이다. 불국사 마당에 들어서니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웅장한 대웅전 뜰 앞에 동쪽으로 국보 20호인 다보탑과 서쪽의 석가탑이 짝을 이루어 천년 세월의 역사를 담고 단아하게 서 있다. 불국사를 한 바퀴 돌아 석굴암으로 향했다. 일주문에서 석굴암까지 가는 길이 잘 닦여 있어 걷기에 매우 좋았다. 석굴암은 바위산을 깍아서 만든 커다란 굴 안에 신비한 표정의 거대한 불상이 안치되어 있었는데 그 아래서 기도를 드리는 불자들로 가득하였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방문하고 요즘 대세인 핑크몰리를 보려고 다시 첨성대를 찾았다. 첨성대 앞 대릉원 평원 잔디밭에서 고운 한복차림의 여인들이 뭐가 그리 재밌는지 활짝 웃음보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고 있다. 새파란 잔디밭과 원색의 한복과의 색대비가 인상적이다. 여인들의 모습이 유쾌하여 같이 따라 웃었다
핑크몰리정원에는 사진을 찍는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을 만큼 붐볐다. 사람들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간신히 몇 장 찍고 더 이상 갈 수가 없어서 되돌아 나왔다.
계림 숲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을 숲의 아침 공기가 청량하다. 숲 가장자리 수로에서 맑은 물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와 더욱 즐거운 산책길이다. 석빙고를 지나 언덕 아래로 내려가니 큰 도로 건너편에 동궁과 월지가 있다. 올해 1월에 혼자 왔을 때 야경이 너무나 멋졌던 기억 때문에 야경을 꼭 다시 보고 싶었는데 못 보아서 아쉽다. 그런데, 낮에 오길 참 잘했다. 야경 못지않게 낮 경관도 아름답고 운치 있다.
경주에서 제일 경관 좋은 곳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불국사도 아니고 석굴암도 아닌 바로 여기! 동궁과 월지이다. 동궁과 월지는 연못둘레를 천천히 한 바퀴 돌면서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제 경주에 올 때마다 항상 와 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교촌마을도 가보고 싶었는데 오후에 안동으로 넘어가야 해서 다음을 기약하고 동궁과 월지를 끝으로 일박이일의 경주 여행을 마쳤다.
경주를 둘러보며 감명 깊게 느낀 점은 ‘시전체가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숙박시설도 워낙 잘 되어 있고, 음식 맛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서 여행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첨성대주변 주차장이 정비가 잘 안되어 있고, 주차관리 요원도 없어서 혼잡이 심한 것이 조금 유감스러웠다. 그래도 ‘경주’라는 도시가 가진 매력이 너무 많아서 언제라도 다시 찾아오고 싶은 일 순위 여행지이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