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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187 | 2018-11-15 19:39
공주마곡사단풍과 아산곡교천 은행나무길
올 가을 단풍여행지를 물색하다가 걷기 편한 길을 택한 곳이 풍광 좋기로 소문난 공주 마곡사와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이다. 거리가 만만치 않아서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다. 도중에 여산 휴게소서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한 지 두 시간여 만에 마곡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 맞은편 산의 알록달록 단풍든 풍경에서 깊어가는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 주차장에서 마곡사 입구까지 오 분 정도 걸어 올라갔다.
마곡사 입구에 들어서니 노랗게 물든 가로수에 아침햇살이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가로수길 아래쪽에서는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계곡물 소리가 청아하게 들려온다. 조금 더 올라가니 작은 동산에 빛깔고운 붉은 단풍나무가 마치 불붙은 것처럼 환하게 타오르고 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단풍나무 아래서 내일이면 추억이 될 사진을 몇 컷 찍었다.
계곡을 따라 마곡사까지 십여 분 걸어 들어가는 데크 길은 울긋불긋 단풍든 나무들 사이로 살며시 물안개가 피어올라 환상적인 경치를 선보이고 있다.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9년(640년)에 당나라에서 귀국한 자장대사가 통도사, 월정사와 함께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자장이 절을 완공한 뒤 낙성식을 할 때 그의 법문을 듣기 위해서 찾아온 사람들이 ‘삼대(麻)와 같이 무성했다’고 하여 마곡사라 이름 하였다는 설이 있다.
마곡사는 극락교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남원과 북원의 두 사찰로 이루어져 있다. 북쪽의 가람이 본 절이고 입구 쪽의 영산전 일곽은 별도의 암자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한 때 백범 김구 선생이 기거하였던 절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선생이 머물던 작은 오두막 앞에 손수 심은 기념식수가 심어져 있었다. 절 위쪽 언덕으로 올라가서 개울가로 내려갔다. 징검다리를 건너 다시 아래절로 내려오는데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또 한 번 감탄을 자아낸다. 가을마곡사를 꼭 가보아야 할 여행지로 강추하고 싶다.
마곡사에서 내려와 곧장 아산 곡교천을 향해 달렸다.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천변을 따라 350여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어놓았는데 그 길이가 2.2km에 달한다고 한다. 전국의 아름다운 10대 가로수 길로 선정된 아산의 자랑거리이다. 축제가 지난 다음 주간에 방문했는데도 길이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은행열매 특유의 고약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활처럼 휘어진 천변을 따라 끝없이 늘어선 은행나무 행렬이 시야가 닿는 곳까지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한 폭의 그림처럼 눈 앞에 펼쳐졌다.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풍경이다. 길 가운데 서서 바라보니 출구가 보이지 않는 긴긴 노란 터널이다. 이렇게 멋진 길이 있다니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장관이었다. 풍경 그 자체로 하나의 위대한 예술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주마곡사와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당일치기 여행코스로 안성맞춤이다. 벌써 가을의 끝자락이다. 한 해중 자연이 가장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 이 계절이 너무 짧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