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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리뷰>완벽한 타인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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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013 | 2018-11-2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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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인생에서 세 개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최근 개봉작 중 가장 흥행한 한국영화 완벽한 타인은 유명 배우들을 제외하면 '저예산 독립영화' 같은 분위기이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줄거리와 대사만으로도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이다. 순수 창작물이 아닌 외국영화(원작 : 이탈리아 영화 Perfetti sconosciuti (2016))리메이크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영화들이 외국영화를 리메이크 하면서 훨씬 더 재미있게 만들어진 경우이다.

 

영화의 첫 화면은 얼음낚시를 같이 하던 5명의 소년들의 30여 년 전 모습이 잠깐 보여 지다가 34년 뒤인 2018년으로 훌쩍 건너뛴다. 초등학생 소년들은 45살의 중년이 되었고, 40년지기 친구들인지라 부부끼리도 서로 잘 알고 친하게 지낸다.

이들 중 성공한 의사부부인 석호와 예진이 고급주택으로 이사를 가서 시골동창생들을 초대하였다. 4명의 남자동창생과 3명의 아내들 이렇게 7명이 석호, 예진 부부의 집들이에 모이면서 본격적인 드라마가 전개된다.

떠들썩한 만남 속에 웃음꽃을 피우며 이야기가 오가다가 안주인이 재미있는 게임을 한 가지 제안한다. 두 시간 동안 다 함께 핸드폰을 공유하는 게임이다. 재미있겠다며 선뜻 응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영 께름칙한 표정으로 내켜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공유하자는 쪽으로 형성되어 다들 각자 핸드폰을 테이블위에 올려 놓고 문자나 카톡, 통화내용 등을 다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상상불허의 에피소드가 쏟아진다.

 

아내 몰래 투자한 사업이 거액의 사기를 당하여 큰 빛을 지게 된 의사남편, 집에서는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전형적인 한남인데 밤마다 여자 노출사진을 받아보는 변호사남편, 부인과 이혼하고 남자 애인을 사귀고 있는 동성애자, 자기 집 식당 종업원을 임신시킨 신혼의 남편 까지 충격적인 사실들이 속속 드러난다.

영화는 아무리 가까운 가족 또는 가장 친한 친구 간에도 공유할 수 없는 비밀들을 작은 휴대폰 속에 감추고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실상을 다소 과장하여 풍자하고 있었다. 어쩌면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은 그 보다 더 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감추고 싶은 비밀이 다들 하필이면 그 시간에 다 공개되어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들이 폭로되고, 추악함이 드러나 겉 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보여주었다.

실제로는 게임이 진행되는 몇 시간 동안 공교롭게도 7 명 모두에게 곤란한 문자나 전화가 오지는 않는다. 모임이 끝난 후 등장인물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평화로운 상태로 귀가한다. 나름의 은밀한 비밀들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만약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주변인들의 비밀을 다 알게 된다면 온전하게 남아있을 관계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유해진의 대사처럼 그런 비밀스런 사건이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그 사실을 숨겼다는 것이 관계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사건의 내용과 심각성 이상으로 신뢰를 무너뜨린 배신감이 더 큰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도 유해진이 작은 것을 숨기려다가 더 큰 문제에 직면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사람은 첫째 공적인 삶, 둘째 개인적인 삶, 세째는 비밀스러운 삶의 세 가지 삶을 살고 있다는 영화의 엔딩 자막에 백퍼센트는 아니지만 반쯤은 공감이 갔다. 누구나 직업이나 역할, 환경 등에 따라본 모습을 감추고 척하면서 살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진심으로 대해야만 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조차 비밀과 거짓을 품고 살아간다면 한 번 뿐인 귀중한 삶을 헛되이 낭비하는 어리석은 인생이 아닐까?

 

글 이상희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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